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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녹향으로 가다' 첫 날, 큰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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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음악 감상실
음악 감상실 '녹향'을 알리고 지키기 위해 마련된 기부 음악회 '마에스트로, 녹향으로 가다' 행사가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열렸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구순 노인은 '선구자'를 불렀다. 낡고 좁은 음악감상실을 가득 메운 관객 앞에서 긴장한 탓일까. 목소리는 조금 떨린 듯 했다. 노래가 끝나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감상실 1호, '녹향(綠鄕)'을 60여년간 꿋꿋이 지켜온 노인의 인생에 대한 존경어린 갈채였다.

대구경북 현직 지휘자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마에스트로, 녹향으로 가다' 행사(본지 11월 3일자 게재)가 지역 클래식 팬들의 깊은 관심 속에 막을 올렸다.

17일 중구 화전동 '녹향'에서 문을 연 이번 행사는 잊혀져 가는 녹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되살리고, 녹향 대표 이창수(90)옹의 뜻을 기리기 위한 헌정 음악회로 마련됐다.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과 박창대 문화예술회관장 등 문화계 인사들과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그랜드 심포니 실내악단의 연주로 시작을 알렸다. 이어 연미복 차림으로 선구자를 부른 이 옹은 "평생 소원이 남 앞에서 독창회를 갖는 것이었다"며 "오늘은 내 인생에 가장 큰 선물"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진행자로 나선 첼리스트 박경숙씨는 "이번 행사를 보면서 대구라는 도시의 힘을 본 것 같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행사를 시작했지만, 앞으로 대구시와 더 많은 시민들이 '녹향'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날 손님으로 나온 이현세 경북도립교향악단 지휘자. 그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샤콘느'와 가곡 '마왕'의 음반을 틀고 청중들과 함께 감상한 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객석과 질문을 주고 받았다. 서울 출신인 그는 "대구에 이런 역사를 가진 명소가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한 시간 반 가량 이어진 이날 행사 동안 관객들의 표정에선 흐뭇함이 떠나지 않았다. 박지영(36·여)씨는 "이창수 할아버지가 평생 지킨 '녹향'을 이제는 시민들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소중한 것을 찾아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객석에는 20대부터 80대까지 연령이 다양했지만, 감동의 무게는 비슷해보였다.

한편 '마에스트로, 녹향으로 가다'는 21일까지 이어진다. 이일구 김천시향 지휘자(18일), 이재준 대구영재예술교육원 음악감독(19일), 박지운 대구시립오페라단 음악기획 겸 지휘자(20일), 곽승 대구시립교향악단 지휘자(21일)가 차례로 무대에 선다. 문의 053)621-3301.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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