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개월간 우리 지역의 다양한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하면서 기업 스스로 체질 개선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해 왔고 또 현재도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IMF이후 1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과 긴장감 속에서 기업을 지켜내느라 많이 지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기업인들의 피로감은 투자의욕 저하로 연결되고, 투자의욕 저하는 지역경제 활력 저하로 나타난다고 본다. 따라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기업인의 피로감을 씻어주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 형성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하고 노력할 때라고 생각된다.
지역산업의 축이 전통적인 섬유산업에서 정밀기계'부품 및 자동차부품 등 첨단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은 지역 중소기업인 스스로 고민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첨단산업 구조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며, 산업구조의 전환이라기보다는 업종의 전환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구조전환의 결과가 총생산이나 부가가치의 증가로 나타나지 않음에서 알 수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광공업통계조사(2007년 기준)에 의하면 전국 5인 이상 중소제조업 비중에서 대구경북은 1만3천500여개 기업으로 전국대비 11.1%, 부가가치 기준 13.5%를 차지하고 있다. 부가가치 기준으로 보면 경북지역이 전국 평균 정도이고, 대구지역은 전국 평균의 50% 정도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구미나 포항과 같은 산업기반을 선도할 국가산업단지가 대구에 없었던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정부 정책과 지자체의 산업육성 전략과의 협력적 조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다행히 최근 대구지역 국가산업단지 지정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은 있지만 장'단기적으로 대구경제 활성화에 큰 성장 원동력이 될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계기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기업육성 전략과 정책이 필요하다.
먼저 신규 기업유치와 기존 기업의 타지역으로의 이전 방지를 위해 기업하기 좋은 획기적 환경 구축을 서두를 때이다.
전국 지자체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큰 차이가 없다. 기업이 스스로 오고 싶어하는 산업입지, 경제적'제도적 인센티브, 인력수급의 용이성, 기술개발 및 지원 인프라 등을 획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산업단지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장부지를 확대하고, 나아가 공장 부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수도권 규제로 급성장하는 천안시의 경우 지난주에 착공한 천안5차산업단지 분양가가 성서5차산업단지 예상 분양가보다 낮다. 기업이 스스로 찾아오기 위해서는 정책 자금을 동원해서라도 공장 분양가 인하를 유도해야 하며, 또한 기업이 물류 및 환경비용의 최소화를 통하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의 성장역량 강화를 위한 과감한 기술개발과 지원제도의 확충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신성장 중소기업을 중점 육성하고 또한 기존 제조업의 지식기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매출 증대,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규모 증가라는 선순환적인 경제구조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겪는 기술개발 애로 요인의 70%가 장비 부족, 전문 인력 및 기술 역량 부족이다. 이는 곧 중소기업 스스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며, 기존 중소기업의 기술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지원 사업의 재원 확충과 우수한 기술공급 네트워크 구축이 정부 및 지자체의 핵심 산업정책이어야 한다.
이제까지 지자체가 대형 정부사업 유치를 통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지역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하여 스스로 성장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 경제를 지탱해오다 피로에 지친 우리 기업인들의 손을 맞잡고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을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진정한 지역 경제 활성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강원 한구생산기술연구원 대구경북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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