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주운전 감지기로 신종플루 전염?

운전자 측정기피 많아져…경찰들도 "혹시나" 불안

신종플루로 인해 입으로 불어야 하는 음주감지기와 각종 행사 때 사용하는 마이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다. 음주감지기의 경우 불특정 다수가 사용함에 따라 기피현상이 두드러져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승용차를 몰고 가다 음주측정을 받은 회사원 H(40)씨는 경찰관이 내민 음주감지기를 향해 길게 숨을 내쉬었다. H씨는 "많은 사람들이 음주감지기에 숨을 내뿜는 만큼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H씨는 다음날 미열이 나자 곧바로 인근 병원을 찾았으나 다행히 신종플루와는 상관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H씨는 이를 계기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함부로 음주감지기를 불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일부 음주운전자들은 이를 악용해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음주단속을 하는 경찰관들도 불안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음주단속을 하는 경찰관들도 혹시나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사고예방을 위해 음주단속을 하지 않을 수도 없어 마스크를 쓰거나 운전자와 멀찌감치 떨어져 단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행사 때 마이크 사용에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탓에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 덮개를 씌우거나 소독 솜으로 닦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의료원 이예봉 내과 과장은 "신종플루 감염자가 음주감지기를 사용했다면 비말(침보다 미세한 액체)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다른 사람이 곧바로 음주감지기를 사용할 경우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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