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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권 따라 정책 바뀌면 누가 정부를 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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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군 복무 단축기간을 6개월에서 2, 3개월로 바꾸는 안을 마련 중이다.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에 따르면 6개월로 줄이면 전투력 저하와 2021년 이후 병역자원 부족을 메울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2, 3개월로 줄이면 부족 자원이 완화돼 2025년 이후로 늦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견이 반영되면 노무현 정부가 만든 6개월 단축 안이 2년 만에 바뀌게 된다. 세종시와 마찬가지로 전(前) 정권의 정책이 또 뒤집히는 것이다. 군 복무단축은 도입 때도 반대는 있었지만 전투력 저하나 병역 자원 부족에 대한 대책이 제시되면서 관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와서 이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물론, 이를 통과시킨 국회까지 싸잡아 바보로 만드는 셈이다.

국방부의 해명은 2020년 이후 현역 소요 인력이 예상치보다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 예산 부족으로 단축 안과 맞물린 국방개혁 기본 계획을 제대로 추진하기 힘들다고 했다. 2년 만에 수만 명이 차이 날 정도로 소요병력 예상치를 잘못 계산했고, 예산도 확보할 자신이 없으니 혼란이 있더라도 법을 고쳐야 한다는 논리다.

잘못된 정책은 고쳐야 한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큰 정책이 바뀐다면 국민은 정부를 믿을 수가 없다. 더욱이 이번 군복무 단축 건은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다. 6개월 단축 때의 2021년보다 4년 뒤인 2025년으로 미뤄진다는 예상이다. 근본 해결책이 아닌 안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옳지 않다. 정책은 정치 놀음이 아니다. 권력은 일시적이지만 국민은 영원하다. 이 정권이 다음 정권의 심판을 받지 않으려면 국민과의 약속은 어떤 경우에도 지킨다는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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