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시를 위해 포항에 있는 아태이론물리센터를 이전대상(본지 24일자 1면 보도)으로 거론한데 대해 아태이론물리센터(이하 물리센터))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김승환(51) 사무총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은 "물리센터를 포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로부터 제안을 받거나 논의한 적도 없으며 포항을 벗어나서도 안 된다"고 못박았다.
김 사무총장은 정부의 앞선 발표에 대해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던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정부가 물리센터를 세종시 이전대상 연구기관으로 선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국제연구기관이 정부의 말 한마디에 쉽게 이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정부가 앞서 나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정부가 물리센터를 이전대상 연구기관으로 꼽은 것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과 관련해 물리센터와 막스플랑크연구소 같은 국제적인 연구기관을 한군데 묶어 효율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과 함께 아직 입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자 이 기회에 국제적 연구기관을 세종시로 유치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2001년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 당시 연구환경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는데 포항의 연구인프라와 환경이 이를 뒷받침해줘 이전하게 됐고, 이에 따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투자의향을 이끌어 내고 아시아 최초로 젊은 과학자를 양성하는 '주니어 리서치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등 그동안 다양한 성과를 내며 지역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포스텍으로 이전한 뒤 포항의 국제화와 경상북도지역 과학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한 것은 물론 경북도와 포항시, 포스텍의 지원에 힘입어 물리센터가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만큼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현재 물리센터는 25명의 박사급 연구원이 있는데 내년에는 40명으로 늘어나며, 개도국의 젊은 과학자와 연간 2천여명의 세계 연구원들이 물리센터를 방문하는 등 전 세계 연구기관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물리센터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 위치에서 더욱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하며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과학연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물리센터는 포항에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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