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한방이야기]오미자(五味子)

기침 다스리고 피로회복'…고혈압 중풍 등 예방 효과도

경북 문경 하면 문경새재와 탄광, 온천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문경이 국내 최고의 오미자 주산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문경은 국내 오미자 생산의 45%를 차지한다. 문경은 2006년 6월 동로면 일대 94ha를 오미자산업특구로 지정, 오미자를 활용한 산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문경시는 매년 9월 동로면에서 오미자 축제를 열고 있다. 동로면은 문경에서도 오지로 태백산맥의 줄기인 황장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들판과 집집마다 오미자 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축제 때 붉은 오미자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장관을 연출한다. 크기는 앵두만 하고 포도송이처럼 탐스럽게 달린다. 깊은 산 속 청정지역에서 자생하는 오미자는 밤낮의 일교차가 큰 산간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상품으로 여긴다. 백두대간에서 생산되는 오미자가 품질과 성분 등에서 우수하게 평가받는 이유다.

오미자는 독특한 향과 신맛으로 유명하다. 껍질과 과육은 시면서 달고, 씨는 맵고 쓰며, 전체적으로 짠맛이 난다. 다섯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오미자라고 한다.

오미자는 북오미자의 열매를 말린 약재로 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서 생산된다. 중국에서는 북방에서 생산되는 북오미자(北五味子)를 오미자라고 하고, 이와 구별해 남방에서 생산되는 남오미자(南五味子)를 남오미자라는 약재로 별도 사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주로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산간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이 북오미자이고, 남부 섬이나 해안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이 남오미자이다.

오미자는 낙엽 덩굴성의 다년생 목련과 식물로 5월 초에 홍백색의 향기로운 꽃이 핀다. 둥근 모양의 과실은 20~30개의 낱알이 한송이를 이루어 8, 9월에 붉게 익는다. 9월 중'하순쯤부터 완숙한 과실을 채취하여 말려서 약재로 이용한다.

한방에서 오미자는 성질이 따뜻하다. 그래서 호흡기가 허하여 발병하는 해수(기침) 천식을 치유하고, 비뇨생식기능 저하로 일어나는 각종 신허(腎虛'하초가 허약한 병) 증상에 응용한다. 설사가 오랫동안 낫지 않거나, 신체기능이 좋지 않아 땀이 나거나, 소갈증(당뇨병)으로 인하여 갈증이 나는 것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또 동의보감에서는 허로(虛勞'심신이 피로하고 쇠약함)를 치유하며, 몸을 보하고 눈을 밝게 하며, 신장기능을 강하게 하여 남자의 정력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소갈을 그치게 하고 번열(煩熱'몸에 열이 몹시 나고 가슴이 답답하며 괴로운 증세)을 없앤다고 했다. 또 주독(酒毒)을 풀고 기침을 다스린다고 쓰여 있다.

오미자는 호흡기가 좋지 못한 태음인에게 좋은 약재이다. 오미자는 약리학적으로 국소혈류량을 증가시켜 혈압을 낮추며, 심장기능을 강화하고 뇌신경 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어 고혈압이나 중풍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의 감수성을 증가시켜 눈을 밝게 하고 뇌파를 자극하여 졸음을 쫓아내고 기억력을 되살려 주는 작용도 한다.

오미자는 폐기능을 강화시켜 만성적인 기침'천식이나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탈수증상이 날 때와 갈증이 심할 때도 좋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의 정신신경을 이완해주고 머리를 맑게 해줘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어 수험생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변비가 있는 사람들이 복용을 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초기 감기 증세로 기침이 나거나, 열이 많고 땀이 나지 않는 급성기에 복용을 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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