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활용]나눔가게

행복한나눔가게·아름다운가게 이웃사랑 실천

자원재활용 차원을 넘어 함께 나눔으로써 모두가 조금씩 풍요로워지는 아름다운 사회를 가꾸어 나가는 가게들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행복한 나눔가게와 아름다운가게다. 이 곳에서 헌옷을 하나 사면 자연스럽게 이웃사랑을 실천하게 된다.

◆ 행복한나눔가게

대구은행 대봉지점 뒤쪽을 돌아가면 햇살 가득한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행복한나눔가게 이천점이다. 쓸 수 있는 물건을 모아 어르신들(만 60세 이상)이 수선해 판매하는 곳으로 2004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말끔하게 단장된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어르신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마침 길을 가던 사람들이 들어와 한창 가격을 흥정 중이다. 옷을 비롯해 아동용품·책·음반·잡화·장식품·가구 등 다양한 종류의 재활용품이 있지만 가장 많은 것은 의류다. 대부분 기증 받아 깨끗하게 손질한 것이다. 많지는 않지만 새 물건도 있다.

수익창출보다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기에 가격은 매우 싸다. 웬만한 겨울 외투는 1만원만 있으면 살 수 있다. 3천원에서 6천원이면 바지를 장만할 수 있다. 가게 한쪽에는 수선코너도 마련돼 있다. 능숙한 솜씨만큼 넉넉한 마음씨를 가진 어르신이 손님들이 구입한 옷을 손질해 주는 곳이다. 집에 있는 옷을 가져와도 예쁘게 수선 해준다.

지역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지역 노인들이 운영하는 행복한나눔가게는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시니어클럽이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문을 열었다. 대구에는 수성시니어클럽(784-6080)이 운영하는 수성점(노변초교 앞)과 남구시니어클럽(471-8090)이 운영하는 이천점, 성당점(성당시장~문성병원 사이), 봉덕점(윌마트 인근) 등 4개 매장이 있다. 일자리 창출·자원재활용·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판매하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주민 남구시니어클럽 행복한나눔가게 담당은 "상품가치가 있는 물건만 골라 판매하기 때문에 좋은 물건이 참 많습니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있으면 전화만 주세요. 저희들이 달려가겠습니다"고 말했다.

◆ 아름다운가게

시민들이 기증한 물건을 팔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비영리단체로 대구에는 수성점(대구은행 본점 맞은편 동아마트 안), 칠곡점(칠곡홈플러스 뒤편 삼성디지털프라자 1층), 월성점(월성3주공아파트 상가), 남산점(대명시장 맞은편) 등 4개가 있다. 지난해 누적매출 10억원, 누적 수익나눔액 2억원을 돌파했다. 그동안 대구시민들이 기증한 물품은 100만점을 넘어섰다. 아름다운가게가 대구시민들의 기부문화와 소비형태를 바꾸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가게는 최소 인원을 제외하고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된다. 지출경비를 최소로 줄여 보다 많은 수익금을 이웃돕기에 사용하기 위해서다. 비닐 등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가격은 정찰제다. 새 물건 가격과 인터넷 중고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저가격을 부과한다. 그래서 평균 단가가 2천원이다.

최근 개업 1주년을 맞은 남산점에서 1만원 넘는 겨울외투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5천~7천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다. 가방도 3천원~7천원대가 주를 이룬다. 3만원이 넘으면 매우 고가에 속한다.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보니 단골손님이 많다. 한번 온 손님은 꼭 다시 찾는다는 것. 남산점에는 하루 100여명의 손님이 찾아온다. 1년 매출이 1억원을 넘었다.

김정은 남산점 매니저는 "운반하기 곤란하거나 많이 손상된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증받아 수선한 후 판매합니다. 기증의 대부분이 옷에 치우쳐 있다 보니 잡화, 가전은 기증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 기증하면 욕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상품가치가 떨어져 판매하기 곤란한 것은 저희들이 무료로 나누어 줍니다. 주저없이 연락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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