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품 구입 연 1억 이상 이 정도는 돼야 'VVIP'

'백화점 명품관 1%' 그들이 사는 법

지역 백화점들이 경기상황에 가장 덜 민감한 최우수 고객들인 VVIP에 대한 마케팅에 열심이다. 대백프라자점 우수 고객들이 VIP룸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지역 백화점들이 경기상황에 가장 덜 민감한 최우수 고객들인 VVIP에 대한 마케팅에 열심이다. 대백프라자점 우수 고객들이 VIP룸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롯데백화점 대구점 명품관 MVG라운지-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대구점 명품관 MVG라운지-롯데백화점 제공

"해외 명품 1억원쯤은 구매해야 VIP 중의 VIP 인 LVVIP(Limited Very Very Important Person)라고 할 수 있지요."

소비 심리가 회복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만도 못한 상황. 이 와중에 한번에 수백만원씩 연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어치의 명품을 구입하는 VIP들이야 말로 명품관 측에서 볼 때 '왕같이' 모셔야 할 사람들이다. 명품관에서 쇼핑을 즐기는 VIP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며 어떤 소비 형태를 보이고, 백화점에서는 어떤 마케팅을 하는지 살짝 들여다 봤다.

◆어떤 사람이 VIP?

롯데백화점은 상위 우수 고객을 뜻하는 MVG와 에비뉴엘을 나눠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MVG는 연간 매출액 등을 중심으로, 에비뉴엘은 해외 명품 구매 기준 등을 종합 평가해 나눴다. 이들 우수고객들도 등급이 있어 에비뉴엘은 VIP, VVIP, LVVIP 등 3등급으로 나눈다. 대구에는 에비뉴엘 회원은 300여명 정도. 연간 해외 명품 구매 금액이 1억원 이상되는 LVVIP 고객은 대구에서도 예닐곱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VIP 고객을 대상으로 '애플클럽' 회원제를 운영 중인 대구백화점은 블루·그린 애플회원과 최상위인 프라임애플회원이 있다. 프라임애플회원은 100명을 선정,운영중이다.

애플회원은 과연은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까? 백화점 매출만 많이 올려준다고 해서 선발되는 것이 아니다. 대백 김종해 CRM팀장은 "VIP 고객 선정 기준은 RFM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했다. RFM은 최근성(Recency), 구매 횟수(Frequency), 매출(Monetary)을 뜻한다. 특히 프라임애플 회원은 RFM 기준 이외 구매브랜드, 성향, 직업 등도 고려해 선정한다.

백화점의 VIP 회원들은 신분과 직업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 회원의 절반 정도가 수성구에 거주하고 있고, 30~50대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직업은 사업가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이 많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특별함을 원한다

백화점 명품관을 이용하는 VIP는 등록된 회원 본인 보다 '사모님'인 경우가 많다. 가끔씩 회원 당사자가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매장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사모님이 혼자 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찾는다. 백화점 세일 기간 등 혼잡한 시간은 피하고 평일 느긋하게 쇼핑을 즐긴다고 한다.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 VVIP 고객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 VIP 우수 고객들까지 합칠 경우는 20∼25% 정도에 달한다. 대구의 소비력과 구매력이 서울 등 수도권에 크게 뒤지 않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렇다면 백화점 VIP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대구백화점 롯데백화점 대구점 모두 '루이비통'이 가장 많이 찾는다. 지역 VIP들이 많이 찾는 브랜드로는 의류는 프라다, 구두는 구찌, 핸드백은 루비이통, 시계는 롤렉스,보석류는 불가리 등이라는 것.

VIP 고객들은 개인의 성격 등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수가 확실한 차별 대우를 원한다. 명품을 구매하면서 자기 만족을 느끼고 남들이 명품 구입을 알아주길 원한다. 일부 회원들은 외부의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라운지를 이용하지 않고 혼자 구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 VIP 회원들은 개성이 강하고 취향이 매우 까다로운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VIP 잡기 경쟁

백화점들은 흔히 상위 20%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 법칙'을 VIP 마케팅에 적용한다. 이들 VIP들을 잡기 위한 유통업계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에비뉴엘라운지를, 대구백화점 프라자점은 프라임애플라운지 등 전용 휴게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전용주차장과 발렛파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일과 기념일,명절 선물 챙기기와 각종 이벤트 우선 초청을 한다. 고객이 원할 경우 1대 1 쇼핑 가이드인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 를 붙여 준다. 고객이 사전 에 구매하려는 품목을 예약하면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브랜드·디자인 등을 고려해 미리 세팅해 두고 쇼핑을 도와 주는 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퍼스널 쇼퍼들은 VIP들의 쇼핑을 돕기 위해 맞춤 서비스는 물론 좋아하는 차의 종류나 취미, 새롭고 특이한 명품 트렌드, 시사 및 교육문제 등 다양한 '공부'를 해야 한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PAC라운지 매니저인 정정숙씨는 "입점 명품 브랜드와 연계해 다양한 런칭쇼는 물론 자산관리·문화·건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리미엄클래스'를 확대하고, 각종 혜택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의 한 간부는 "고소득층의 소비를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이들 VIP들이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소비 주체인 만큼 백화점에서는 VIP회원들에게 최상의 서브스는 물론 문화·예술적 접근,가족사까지 챙기는 접근 등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