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득세 면제…3천만원 맡기면 年 21만원 더 받아

철수엄마는 새마을금고에 왜 가나?

▲예금을 들고 새마을금고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 10월 말을 기준으로 대구시내 새마을금고로 들어온 예금이 연초에 비해 21.6%나 늘어난 것이다. 1월부터 10월까지 따져보면 대구시내 새마을금고 예금은 매달 1천억원씩 증가했다. 사진은 대구 서구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와룡새마을금고.
▲예금을 들고 새마을금고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 10월 말을 기준으로 대구시내 새마을금고로 들어온 예금이 연초에 비해 21.6%나 늘어난 것이다. 1월부터 10월까지 따져보면 대구시내 새마을금고 예금은 매달 1천억원씩 증가했다. 사진은 대구 서구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와룡새마을금고.

올 10월 말을 기준으로 대구시내 새마을금고로 들어온 예금은 지난해 말에 비해 21.6%나 늘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대구시내 새마을금고에 쌓여 있던 예금은 3조9천억원 수준. 하지만 10월 말 현재 4조8천여억원으로 증가했다. 열달도 안 돼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매달 1천억원의 돈이 쑥쑥 불어난 셈.

10여년 전 외환위기 이후 많은 새마을금고가 부실에 빠져 문을 닫으면서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새마을금고를 봤었다. "저기 넣어뒀다가는 내 돈 언제 떼일지 모른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잖은 사람들이 새마을금고로 달려가고 있다. 금융위기가 왔는데도 안전 금융회사로 알려진 은행이 아닌, 작은 새마을금고로 가고 있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일까?

◆이자 더 줍니다

새마을금고에 가서 예금을 하면 이자가 더 많다. 세금으로 새 나가는 이자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에 가 회원으로 가입한 뒤 거래를 시작하면 예'적금에서 발생되는 이자의 소득세가 면제되고 1.4%의 농특세만 부과된다.

예'적금 이자를 받을 때 세금 까짓 거 얼마 뗀다고? 이런 생각하다가는 주머니가 술술 샌다. 우리나라는 현재 이자소득에 대해 15.4%(이자소득세 14%, 주민세 1.4%)의 세율로 세금을 물린다. 1천원을 이자로 받으면 154원을 세금으로 떼내는 것. 적지 않은 돈이다.

예를 들어 보자. 각각 곗돈 3천만원을 탄 철수 엄마와 순이 엄마가 있다고 가정하자. 철수 엄마는 새마을금고에, 순이 엄마는 은행으로 달려갔다고 쳤을 때 곗돈 3천만원을 1년 동안 정기예금으로 묵혀놨을 경우, 누가 더 많은 이자를 챙길까?

요즘은 은행이나 새마을금고나 금리 경쟁이 심해 이자율은 비슷하다. 연 5%의 이자율이라면 이 두사람은 1년간 150만원의 이자를 받게 된다.

그런데 은행 예금은 이자 150만원에 대해 15.4%의 세율로 세금을 뗀다. 이 세율을 적용하면 은행에 간 순이 엄마는 23만1천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원래 이자 150만원에서 세금 23만1천원을 떼고 나면 순이 엄마는 126만9천원만 손에 쥐게 된다.

반면 새마을금고로 간 철수 엄마는 이자 150만원에서 세금이 2만1천원만 떼인다. 새마을금고 세금우대저축 예금은 1.4%의 농특세만 떼기 때문이다. 철수 엄마가 이자로 쥔 돈은 147만9천원. 순이 엄마보다 21만원이나 이자를 더 받은 것이다.

◆불편하지는 않나요?

새마을금고는 대구경북지역에 282개가 있다. 이들 금고는 모두 575곳의 본점 및 지점을 내고 있다.

대구시내로만 따지면 시내에 124개 금고가 230곳의 본'지점을 갖고 있다. 지점망으로 따지면 금융회사로는 최대다.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새마을금고라고 새마을금고연합회 관계자는 설명한다.

새마을금고가 예금 상품만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대출도 하고 신용카드, 보험 상품도 있다.

특히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은 보험설계사가 나가서 영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없다. 일반 보험사에 비해 보험 가입자가 물어야 할 비용이 저렴하다. 이런 장점이 알려지면서 10월 말 현재 대구시내 새마을금고에는 12만2천여명이 3조4천여억원의 보험을 들어놓고 있다.

새마을금고 금융상품의 장점은 이해가 가지만 새마을금고가 안전한 금융회사가 맞느냐는 질문은 이어지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해 새마을금고연합회 측은 "전혀 걱정할 것 없다"는 대답을 내놓고 있다.

새마을금고연합회 대구시지부 손병선 사무처장은 "새마을금고연합회는 대구를 비롯해 전국의 새마을금고를 감독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외환위기 직후와 같은 부실은 전혀 생길 가능성이 없다"며 "5천만원까지의 예금 원금과 이자에 대해 예금자보호제도를 적용받기 때문에 예금의 안정성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마을금고는 동네 서민금융회사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내년 1월 말까지 '사랑의 좀도리' 운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업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새마을금고는 2일 오후 2시, 대구문예회관 국제회의장에서 박종근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마을금고 활성화방안을 찾는 심포지엄을 연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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