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려 죽거나 불법 포획되는 고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4일 동해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314마리의 고래가 포획됐다. 이 가운데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는 307마리이며 7마리는 불법 포획됐다. 종류별로 보면 위판에서 수천만원을 받을 수 있는 밍크고래가 50마리, 큰 돈이 되지 않는 돌고래가 204마리였다. 귀한 참고래도 1마리 잡혔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304마리(밍크고래 35마리, 돌고래 269마리)의 고래가 포획됐다.
지난달 30일에는 포항 대보면 대동배 앞 1.5마일 해상에서 길이 470㎝, 둘레 230㎝ 크기의 밍크고래 1마리가 그물에 감겨 죽은 채 발견돼 2천500만원이라는 고가에 위판됐다. 고래를 발견한 어민에겐 큰 행운이 된 셈이다.
이처럼 동해안에서 그물에 걸리는 고래가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동해안이 고래의 회유지인데다 먹이가 풍부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어민들이 빼곡하게 쳐놓은 그물도 한몫을 하고 있다. 먹이를 따라 이동하던 고래가 어민들이 설치한 그물을 피하지 못하고 걸려 죽는다는 것.
또 1986년 포경금지 조치 이후 인위적인 고래잡이를 20년 넘게 하지 않다 보니 고래 개체수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올 4월 1개월여가량 시험조사선을 이용해 동해안의 고래류를 눈으로 조사한 결과 모두 2천589마리의 고래류가 관찰됐다. 특히 밍크고래의 예상 분포량은 약 1만4천마리 수준으로, 이는 고래잡이가 활발했던 1970년대 초반 자원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래 불법포획과 밀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포항해경은 올 들어 지금까지 고래 불법 포획과 관련, 10명을 구속하고 22명을 불구속했다.
포항해경 최문기 수사계장은 "고래 개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으며 그만큼 그물에 걸려 죽는 고래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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