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사업비 절감으로 車 보험료 인하하라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1월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일제히 인상할 움직임이라고 한다. 이미 2곳은 지난 10월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올렸다.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료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손보사의 설명이다.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올 1분기까지만 해도 70%를 밑돌았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10월 75.6%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보험료 인상의 숨은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흥청망청 써 댄 사업비(영업수당'광고비'마케팅비)이다. 지난 4~9월 중 손보사들이 쓴 자동차 보험 사업비는 1조5천745억 원에 달했다. 이는 계획했던 것보다 무려 621억 원이나 많은 것이다. 손보사들은 2008년 회계연도에도 계획보다 1천691억 원이 많은 3조1천947억 원을 사업비로 지출했었다.

결국 손보사들이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회사의 손실을 사업비 절감 등 자체적인 경영 합리화 노력으로 흡수하지 않고 보험료 인상으로 보험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업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부담하지 않아도 될 보험료를 보험 소비자들이 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1/4분기 중 손보사들이 초과 지출한 사업비 273억 원을 줄일 경우 보험료를 1인당 약 2만6천 원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보험소비자연맹의 분석이다.

지난해 경기침체의 여파로 자동차 운행이 줄면서 사고율이 60%대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보험료를 내려야 하지만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내린 지 1년이 안 됐다며 미적댔다. 하지만 올 들어 손해율이 오르자 곧바로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손보사는 해마다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는 상당 부분 손보사가 자체 흡수해야 할 비용을 보험 가입자가 부담해준 덕분이다. 이제 이 같은 보험 가입자 주머니 털기식 영업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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