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야 놀자] 작지만 행복한 부자를 꿈꾸자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을 부자라고 합니다. '돈이 좀 많았으면'하는 막연한 동경이나 바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돈만 많은 부자를 목표로 해서는 곤란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 사람의 돈을 부러워 할 뿐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는 오히려 불쌍하다며 동정하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아주 많이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마음이 넉넉한 사람도 많습니다. 상대방을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알기 때문에 주변에 따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부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봉급 생활자가 꿈꿔야 하는 부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돈만 많다는 것은 영혼이 가난하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수십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푼이 아까워 쩔쩔매는 이중적인 부자보다는, 얼마 되지 않는 재산이지만 마음이 넉넉해 항상 여유가 있는 사람이 진짜 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지만 행복한 부자를 꿈꾸는 것이야말로 샐러리맨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 입니다.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돈이 목적이 되면 돈이 아무리 많아져도 마음은 채워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돈이 수단이 되면 그렇지 않습니다. 돈의 양이 아니라 삶의 질, 만족도, 행복지수 등이 부자의 결정요소가 됩니다. 지금보다 좀더 나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채워 나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부자, 행복한 부자는 누구든지 될 수 있습니다. '부'(富)라는 문자는 口(입 구)자와 田(밭 전)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식량을 해결할 논밭이 부의 상징이란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논밭을 대신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화나 지적 능력이 부의 척도로 가늠되고 있고, 앞으로도 경제적 능력으로 부자를 판단하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우리는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하나의 기준과 가치에도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자에 대한 정의도 여러 각도에서 조명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굳이 수십억원, 수백억원을 가지지 않아도 그 이상으로 마음이 넉넉하다면 부자들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고객 중에는 은퇴 후 생활을 남부럽지 않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살고 있는 집 한 채에 예금 몇 억원과 매달 지급받는 약간의 연금이 총재산이지만 남들과 다른 점은 부부금슬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넘치면 넘치는 대로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는 부부입니다. 휴가를 떠나도 가방에 현금 대신 헌책을 가득 담아가는 그런 평범한 사람입니다.

세상이 만들고 하늘이 내리는 엄청난 부자는 사람의 의지와 관계없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부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면 어차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봉급 생활자는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부자를 꿈꿔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인 봉급 생활자가 희망하는 평범한 부자, 행복한 부자는 부단한 노력과 인내만 따라준다면 누구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정상만 (대구은행 성서공단영업부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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