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김병철이 대구 오리온스를 5연패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오리온스는 20일 안양 KT&G와의 홈 경기에서 허버트 힐을 앞세워 시종 여유 있게 앞서나가다 막판 역전 위기에 몰렸으나 김병철의 결정적 스틸에 힘입어 72대66으로 승리, 5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스는 KT&G와 함께 공동 7위가 됐다.
오리온스가 이날 KT&G에 우세를 보인 데는 김병철의 힘이 컸다. 김병철은 슛과 드리블 모두 능할 뿐 아니라 넓은 시야를 가진 슈팅가드. 특히 돌파를 하다가 동료에게 패스를 이어주거나 패스를 준 뒤 빈 자리를 찾아들어가는 등 2대2 플레이에 능하다. 이날 김병철은 그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잇따른 중거리슛에다 힐 등을 이용한 플레이를 능숙하게 펼치며 KT&G 수비진을 흔들었다.
위기에서 김병철은 더욱 빛났다. 1쿼터에만 7점을 넣으며 분위기를 주도했던 김병철은 4쿼터 후반 KT&G에 결정타를 날렸다. 69대66으로 쫓기던 4쿼터 종료 4초 전 김병철은 은희석이 잡은 공을 가로채며 고의적인 반칙까지 얻어내 자유투 2개와 공격권을 확보했다. 자유투는 2개 중 1개만 넣었으나 이어진 공격에서 김병철은 상대 수비를 떨쳐낸 뒤 골밑슛을 성공,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긴 했으나 오리온스의 경기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 힐(34점 15리바운드)과 김병철(17점 3스틸)을 앞세워 3쿼터까지 20점 내외의 차이로 앞서갔지만 4쿼터 때 9점을 얻는 데 그치고 22점을 빼앗기면서 가까스로 승리를 낚았다. 공을 오래 끈 데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다양하지 못했기 때문. 내·외곽을 넘나드는 패스도 사라지면서 KT&G의 압박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리온스는 KT&G가 막판에 서두르다 공격에 잇따라 실패한 덕분에 힘겹게 1승을 챙겼다. KT&G는 박상률(11점)과 크리스 다니엘스(26점 17리바운드)가 3점슛 4개를 4쿼터에 집중시키면서 경기 종료 5분24초 전 69대61까지 추격했지만 이후 외곽슛 시도에만 집중, 대역전극 연출에 실패했다. 은희석 등 가드진이 공격 속도와 수단을 조율하지 못해 힘들게 잡은 승기를 놓쳐버렸다.
한편 울산 모비스는 원주 동부와의 원정 경기에서 양동근(19점 5어시스트)을 앞세워 72대69로 승리, 선두를 지켰다. 모비스는 프로농구 통산 원정 최다 연승 기록을 12경기로 늘렸다. 창원 LG는 크리스 알렉산더(21점 13리바운드)와 문태영(20점 14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서울 삼성을 90대83으로 따돌리고 원정 경기에서 1승을 추가했다. 삼성은 3연패에 빠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사진설명) 20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안양 KT&G와의 경기서 대구의 김병철이 슛을 날리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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