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잘나가는 충남에 경제도시 또 만들 까닭 없다

충청남도가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큰 경제성장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지역소득'에 따르면 충남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실질)이 6.3%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치인 2.4%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충남은 또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2천996만4천 원으로 울산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그에 반해 대구경북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대구의 경제성장률은 1.5%, 경북은 1.7%로 전국 평균치에도 못 미쳤다. 충남에 비해서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에서도 대구는 1천358만6천 원으로 충남의 절반 수준도 안 됐고, 경북은 2천616만 원으로 충남보다 적었다. 특히 대구는 17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충남이 전국 최고의 경제성장을 한 이유는 이 지역이 사실상 수도권화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규제로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공장 설립이 어렵게 되자 기업들이 수도권과 가까운 충남으로 몰려가 기존 수도권에 충남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수도권 팽창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2005년 이후 충남과 같은 수도권 인접 지역으로 이전한 수도권 기업이 159개사로 지방 이전 223개사의 71.3%나 차지하는 게 이를 방증한다.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하는 충남에 세종시란 경제도시를 또 만든다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혜택을 주지 않더라도 기업들이 몰려가는 충남에 정부가 세종시 조성을 빌미로 과도한 특혜를 주면서까지 기업을 유치한다는 것을 국민은 이해하기 어렵다. 충남이란 특정 지역에 대한 과잉 투자이며 수도권 팽창만을 불러와 국가 균형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영호남 등 성장에서 소외된 지역에 대한 배려와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게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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