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함께 빠진 '게이트 수렁'

최근 각종 게이트로 검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연루 의혹 선상에 오른 인사들 때문에 여야가 함께 고민에 빠졌다.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의 개인적 신상도 걱정이지만 이들의 유죄 여부가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골프장 인허가 비리 문제에 연루돼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공성진 최고위원과 현경병 의원이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하고 있다. 공 최고위원은 여당 고위 당직자이고 현 의원은 대통령 경선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의원이다. 특히 두 의원은 모두 서울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이들의 유죄 여부에 따라 수도권의 여당 민심이 출렁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중 공 최고위원은 평소 서울지역 청년 조직 양성에 공을 들여 만약 유죄가 확인될 경우 서울지역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이 때문에 '이번 골프장 게이트에서 공 최고위원만은 당이 나서서 비리 혐의를 확실히 벗겨 줘야 한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걱정을 즐길 분위기만은 아니다.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대한통운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흠집이 날지 고심이다. 비록 금품수수 규모가 작더라도 한 전 총리의 깨끗한 이미지를 고려할 때 금품수수가 사실화되면 그의 정치성에 상처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한통운 게이트에 정세균 대표 이름까지 거론되자 민주당의 당혹감은 더해가고 있다. 정 대표는 혐의 사실을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루머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당 지지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정 대표가 잇단 재보선 승리로 당 지지율을 견인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위상 추락은 민주당으로선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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