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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폐합 기관 혁신도시 이전, 분명한 원칙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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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신서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한국사학진흥재단과 한국감정원이 오늘 부지 매입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지지부진하던 혁신도시 조성이 한국가스공사를 필두로 한 이전 공공기관들의 청사 부지 매입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학진흥재단의 부지 매입 계약 체결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하고, 그 원칙이 충실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어제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국토해양부 요청으로 계약 체결이 미뤄졌다. 통폐합이 예정된 기관들의 최종 입지가 확정되지 않아 이를 조율하기 위해 한국사학진흥재단 부지 매입을 연기시켰다는 게 국토해양부 해명이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복잡했다. 애초 제주로 이전키로 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대구 이전 예정인 한국정보사회진흥원과 통합해 한국정보화진흥원으로 바뀌고, 이전 지역이 대구로 사실상 확정되자 제주도가 반대급부로 한국사학진흥재단 유치를 희망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제주행(行)이 불가하다는 점을 국토해양부 등이 인식해 대구로 이전하기 위한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한 것은 다행이다.

신용보증기금, 한국장학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대구로 이전 예정인 기관들을 놓고 혁신도시 간 쟁탈전이 치열하다. 기관들이 통폐합함에 따라 혁신도시마다 기득권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 때문이다. 이 문제를 풀 해법은 간단하다. 각 혁신도시의 조성 취지를 살펴 거기에 맞는 기관들을 그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성격이 비슷한 기관끼리 통폐합한 경우엔 규모가 큰 기관이 애초 이전키로 한 곳으로 입지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부는 통폐합 공공기관들의 혁신도시 이전에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이를 충실하게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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