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슈퍼 컴퓨터 '딥 블루'

1996년 오늘, 컴퓨터 역사가 새로 쓰여졌다. 체스 종목에서 세계 챔피언을 이긴 것이다. 체스 컴퓨터 '딥 블루'(Deep Blue)는 최고 승률을 자랑하던 개리 카스파로브(러시아)에게 6판 중 서전을 장식했다. 나머지 3판은 졌고 2판은 비겼다. 전체적으로 인간의 승리였지만 컴퓨터의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다음해 5월 재대결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딥 블루는 카스파로브의 막판 실수에 힘입어 2승3무1패를 기록, 인간을 넘어섰다. 딥 블루는 1989년부터 IBM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슈퍼 컴퓨터로 초당 2억수를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상대의 과거 전적을 분석해 수를 읽을 수 있지만 응용력, 임기응변의 한계가 뚜렷해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독일회사가 만든 개인용 컴퓨터용 프로그램인 '딥 프리츠'에 그 자리를 내줬는데 딥 프리츠는 2006년 세계챔피언 블라디미르 크람니크(러시아)에게 2승4무를 거뒀다.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은 바둑의 경우 프로그램 모고(MOGO)가 지난해 2월 7점 접바둑으로 세계대회 우승자인 대만의 저우쥔쉰 9단에 불계승했다. 현재 아마 3급 수준이지만 10년 내에 이세돌 9단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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