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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대적광전 외벽에 있는 팔상성도 중 쌍림열반상을 보자.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자 사리비가 내리는 장엄한 순간에 사람들은 슬픔 대신 사리를 받기 위해 치마를 높이 치켜든다. 국왕도, 대신도 이 대열에 동참한다. 심지어 부처님을 지키던 사천왕도 부처님의 사리를 하나 얻을 수 있을까 눈치를 보고 있다. 욕심을 버리라는 부처님의 말씀은 어디로 간 것일까. 사찰의 전각, 조각 그리고 그림 등 사찰의 구석구석, 곳곳에 남겨져 있는 불교미술의 해학과 익살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내고 있다. 319쪽, 1만8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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