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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버스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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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휴일을 보내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나직한 목소리의 여성은 얼마 전 버스 안에서 쓰러진 할머니의 딸이라며 고마움을 전하려고 전화를 걸었단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버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 할머니가 우산을 들고 차에 올라 자리로 가는 도중 쓰러져 버렸다. 바닥이 미끄러운데다 채 앉기도 전에 버스가 출발했으니 노구를 보전하기는 어려웠을게다. 운전기사는 사과는커녕 "할머니, 손잡이를 잡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라고 지청구해 그 태도가 더욱 못마땅하였다.

정차하는 틈을 타 운전기사에게 다가가 다 같이 부모를 모시는 처지인데 어째서 그토록 무례한지 나무라면서 인적사항을 물었다. 소속 회사, 차량 번호, 기사의 이름, 그리고 휴대폰 번호까지 기재한 종이를 할머니에게 드렸다. 나는 운전기사의 연락처 아래에다 내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기재하였다. 나중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경우 나에게 연락하면 도움이 되어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집으로 돌아간 할머니는 부상 정도가 심하여 며칠 동안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제는 거의 나았다는 이야기도 그녀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운전기사에게 연락이 닿아 혜택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다 보면 기사들의 난폭운전과 불친절을 목격할 때가 종종 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이다. 무리한 발차로 승객이 쓰러졌다면 운전기사는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일으켜 세우고 다친 곳이 없는지를 살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성병조(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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