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대체 갤러리야? 학교야?…대구 율원초교

율원초교 4학년 한 학급에서 교사가 명화를 교실로 가져와 학생들과 토론식 수업을 하고 있다.
율원초교 4학년 한 학급에서 교사가 명화를 교실로 가져와 학생들과 토론식 수업을 하고 있다.

'피카소의 정물화, 뭉크의 절규, 고흐의 해바라기, 밀레의 이삭줍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대구시 동구 율하동의 '율원 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세계적인 명화들이다. 물론 진품은 아니지만 싸구려가 아닌 캔버스에 복사해 다시 붓터치감을 살린 제대로 복제된 작품들이다. 하지만 속칭 '율원 갤러리'는 일반 갤러리가 아닌 율원초등학교 내 2층부터 4층까지의 복도에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미술에 조예가 깊은 율원초교 이동우 교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갤러리다. 이 교장은 초등학교 미술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교과서에 수록된 명화를 중심으로 2, 3, 4층 복도를 갤러리로 만들었다. 복도 한쪽에는 학년별, 반별로 제작한 학생들의 창의적인 작품들이 전시돼 있도록 꾸몄다.

이에 더해 각 작품들을 감상하기 위한 학습지인 워크 시트지를 매 작품마다 학년 수준을 고려해 저학년용, 중학년용, 고학년용 등 3종으로 제작했다. 이 워크 시트는 비록 초등학생이지만 상당한 수준의 미술 감상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또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오며 가며 학생들이 갤러리의 작품을 감상할 뿐 아니라 담임 교사가 명화를 직접 교실에 가져와 학생들과 함께 토론을 즐기기도 한다. 학생들은 각자 감상한 것을 발표하며 서로 느낀 것을 나누기도 한다. 교사는 이 모든 얘기들을 종합한 뒤, 가장 보편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곁들여준다.

구영미 연구부장은 "연말에는 화가와 작품을 연결하는 능력을 테스트해 급수를 매겨주는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도전 골든벨을 본뜬 도전 골든징 행사도 해오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율원초교 출신이라면 다 잘하지만 특히 미술에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율원초교는 건전한 인성과 정서 함양을 위해 이 갤러리뿐 아니라 예지행(禮知行) 운동도 펼치고 있다. 예지행 운동은 예 키우기로 리코더 연주와 미술 감상, 지 기르기로 내용 간추리기와 연산능력 기르기, 행 지키기로 먼저 인사하기와 사뿐사뿐 걷기 등을 학교의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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