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복구작업은 80% 정도 진행되긴 했지만…."
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 사고 나흘이 지난 19일 오전 7시. 16일 수마의 흔적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여름 땡볕에 주민들의 맨살은 타들어갔다. "지난 번 피해 복구도 겨우 했는데…"라며 내뱉은 한숨에 타들어가는 민심이 배어 있었다.
울화통이 터지고 있지만 주민들은 다시 재기를 위한 삽질을 시작했고 자원봉사자들도 헌신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북구 새마을부녀회에서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아침상 앞에 주민들이 한데 모였다. 봉사원 10여 명은 배식을 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고 입을 모았다. 안막래(53·여) 회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 달 전에도 왔었는데 또 오게 돼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아침식사를 위해 모인 주민들은 밥을 먹으며 피해 정보를 나눴다. 이웃 주민들의 피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동요했다. 저마다 비슷한 피해를 겪은 데다 지난 달 피해 보상도 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을 장롱속에 나뒀는데 그게 사라졌나봐. 보상이 우째될지 모르겠네. 증명할 수도 없고…." 시래기국에 밥을 말아 넘기는 일부 주민들의 목구멍이 울컥 치밀었다.
주민 이옥덕(60·여) 씨는 "자원봉사자들도 열심히 도와주고 있지만 이젠 비만 오면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다"며 하늘을 향해 깊은 한숨을 쉬었다.
주민들은 그래도 함께 복구하겠다며 나서 준 도움의 손길이 있어 희망을 잡는다. 아침식사 도중 50사단 장병 30여 명이 팔을 걷어붙였고,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봉사원들도 속속 마을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주민 홍창형(45) 씨는 "침수가 나자마자 와준 봉사원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해줘 고마울 따름이다"라며 "오늘(19일)까지면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 같다"고 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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