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분양가가 싸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상당수는 현재 가격에 대해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어요. 무료 혜택을 더 달라는 요구도 있습니다."
최근 건설사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는 분양담당 직원과 소비자 사이에 분양가나 분양조건을 놓고 실랑이가 자주 벌어진다.
대구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은 현재 분양가가 3~4년 전과 비슷한 '최저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 소비자들이 아파트값 하락 심리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서구의 한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최모(47) 씨는 "현재 집이 좁고 오래된데다 모처럼 신규 분양이 있어 새 집을 장만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대구에 준공 후 미분양이 전국 최대 규모인데, 건설사들이 이들 아파트를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할인 판매하면서 분양가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소비자들은 현재 분양가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추가 할인에 대한 기대심리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격적인 분양가로 초기 계약률이 높았던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더샵의 경우 신문사에 '더 이상의 분양가 인하는 없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시아폴리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인근 아파트값이나 과거 분양가에 비해 싸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일부 소비자들은 미분양이 되면 값을 더 내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계약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며 "직원들이 미분양이 돼도 추가할인을 하지 않는다는 회사의 방침을 설명해도 잘 믿지 않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분양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계약 때 '특약'을 하는 건설사들도 있다. 화성산업과 대구도시공사는 '향후 분양조건이 변경되면 기존 계약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있다. 분양대행사 ㈜리코C&D 전형길 대표는 "계약을 망설이는 고객들에게 가격과 분양조건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 분양조건 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향후 분양조건이 바뀌어도 기존 계약자들에게도 같이 적용하기 때문에 먼저 계약을 하는 사람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달서구 진천역 계룡리슈빌을 분양 중인 계룡건설은 이 같은 시장분위기를 감안해 공격적인 판촉전략을 도입하기도 했다. 계룡건설 홍성준 분양소장은 "현재 분양가는 초기 분양 때보다 분양가를 낮추고 각종 혜택을 더하면 20~30% 할인한 것"이라며 "이 조건은 선착순 250가구에 한해 실시하며 앞으로 시장상황이 좋아지면 값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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