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적인 천재'라는 말은 전적으로 이 인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어느 정도 바이올린을 켜야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는 '비르투오소'(virtuoso·명연주자)라는 용어를 무색하게 한 불세출의 바이올리니스트였다.
1782년 오늘,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처음 바이올린을 잡자마자 타고난 재능을 발휘했다.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하루 10시간 이상 혹독한 연습을 했기에 어릴 때 이미 입신(入神)의 경지에 다다랐으며 17세 때 이미 음악계의 슈퍼스타였다. 바이올린만으로 오케스트라 소리를 냈고 갖가지 동물의 소리를 재현했다. 활 대신 나뭇가지로 연주했으며 현(絃) 하나 둘만 갖고도 연주회를 소화했다. 천재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의 고전판이라고 할까.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대가로 얻은 재능' '그의 현은 악마의 창자를 꼬아 만든 것'이라는 소문이 따라다녔다. 매독 후유증으로 죽었는데 결국 한 사제의 고발로 시신마저 지하납골당에 방치됐다. 죽은 지 36년이 지나 성당 묘지로 옮겨져 안식에 들어갈 수 있었다. 비범한 천재는 늘 말년이 불행하다.
박병선(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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