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지리산 우체부를 통해 보는 아름다운 삶

KBS1 TV '수요기획' 25일 오전 0시

디지털 시대는 인간의 삶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사람 사이의 소통 또한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지만 우리의 내면은 아날로그적 정서를 갈구한다. 25일 0시에 방영되는 KBS1 TV '수요기획-지리산 우체부가 보낸 편지' 편은 '아날로그적 삶의 가치'를 확인하고 만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15m 지리산.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지리산을 오른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천왕봉을 향해 오르던 등산객들이 잠시 쉬는 장터목 산장. 이곳에 하늘 아래 첫 우체통이 있다.

이곳의 우체부 한재경 씨는 오늘도 둘레길을 달린다. 마천면, 휴천면이 그의 담당이다. 업무 시작 전인데도 우체국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있다. 아침 일찍 농사일을 나가는 사람들은 우체국 문을 여는 시간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시골 우체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인지도 모른다. 요즘은 편지가 많이 사라져 빈 우체통의 먼지만 털어내는 때도 많다. 빈 우체통을 여는 우체부의 마음은 아리다. 산악 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배달 일은 빠듯하고 힘들지만 우편물이 많을수록 힘이 난다.

지리산 마천면에 자리한 마천초등학교. 전교생이 67명인 이곳의 2학년 화목반에서 편지쓰기 수업이 한창이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아이들의 고사리손이 바쁘다. 기억을 떠올리며 연필로 꾹꾹 눌러쓰는 모습이 어여쁘다. 손자가 처음으로 쓴 편지를 받은 할머니는 눈물을 글썽인다. 그날 지리산의 할아버지는 직접 캔 산나물과 양봉으로 얻은 벌꿀을 창원에 사는 막내딸 집으로 부쳤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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