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무슨 종교를 믿으세요?"라는 질문에는 '천주교와 불교, 기독교 중에….'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그 만큼 우리나라에서 3대 종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지만 원불교, 천도교, 대종교, 유교 등 다른 종교들도 대중 속에서 꾸준한 교리를 설파하고 있고 특히 원불교는 대구에서 포교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 종교는 국내 7개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에도 참가하면서 국내 종교 화합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는 대종교가 빠진 6개 종교가 종교인평화회의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 종교들의 근황을 알아봤다.
◆원불교, 원음방송 개국 준비중
지난 10월 대구 원음방송국(FM 98.3㎒)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방송 허가를 취득했다. 원불교가 대구에서 1993년부터 준비한 끝에 이룬 결실이었다. 원불교 대구경북교구 김원명 교무는 "서울과 부산, 광주 등에는 오래 전부터 원음방송국이 개국해 활동 중이었으나 대구는 원불교 교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약해 좀 늦었다. 하지만 이제 원음방송국이 허가되면서 대구에서도 원불교가 국내 4대 종교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원불교는 이미 2007년 군종 종교 및 군법회 허가를 받아 3대 종교와 함께 군에서의 선교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올해 4월 육군3사관학교에서 예비 장교들을 대상으로 법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원불교는 대구에 9곳, 경북에 25곳의 교당을 갖고 있다. 이들 교당에는 어린이와 학생, 청년, 대학생, 청운회(30, 40대), 일반 등으로 나눠져 법회가 진행되는데 신자들은 매주 두 차례 인근 교당을 찾아 법회에 참가한다. 법회에 참가하는 신자 수는 대구가 1천300~1천400명, 경북이 6천명 가량이다. 원불교 조직의 기초는 '교화단'이다. 교화단장과 중앙, 그 밑에 8명이 딸려서 한 조직을 이루고 이 같은 조직들이 모여 거대한 원불교 조직을 이룬다.
원불교의 특색은 개방성과 현실화, 화합 등이다. 강한 종교성을 가져 다른 종교를 배척하지 않으며 현대인들이 생활 속에서 조용히 마음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종교다. 이 때문에 신자를 늘리기 위한 적극적인 교화는 되도록 피한다. 대신 복지와 교육 등을 통해 일반인들이 자연스레 원불교를 접하게 하고 있다. 대구종교평화회의(DCRP) 상임의장을 맡고 있는 농산 남궁성 교무(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는 "종교성이 좀 약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 만큼 원불교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편"이라며 "대구 원음방송은 늦어도 2012년 4월 전에 개국할 계획인데 그렇게 되면 원불교의 대중화는 더욱 활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천도교와 유교도 꾸준한 활동
최제우 선생이 창도한 동학을 가리키는 천도교는 한때 원불교보다 훨씬 큰 교세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대구에는 조직이 대구시교구와 대덕교구로 나눠져 있으며 교인 수는 200명 정도다. 천도교 대구시교구 박위생 교구장은 "매주 일요일 신자들이 모여 교구에서 합동 예배를 하고 있으며 각 신자들은 집에서도 매일 오후 9시 청수(淸水)를 떠놓고 기도한다"며 "서울을 중심으로 '인내천'(人乃天) 무료강좌 등을 통해 간접적인 포덕(布德'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교는 엄연한 종교지만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하나의 전통 문화로 받아들여진다. 현실에서 자기 수양을 통해 이상향을 찾는다는 점에서 종교성이 약하지만 꾸준한 민심순화운동으로 지역 사회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대구향교를 중심으로 유림회나 유도회 등이 산하 동호회로 활동 중이다. 신자들은 향교에서 유교 공부를 하고 옛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수시로 제례도 올리고 있다. 향교를 출입하는 교인 수는 3천 명 정도다. 대구향교 배효덕 전교는 "다양한 유림 단체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대 사회에서의 전통적인 생활과 정신을 가르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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