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체 라이온스를 통해 베푸는 삶을 배웠어요. 여생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업을 도우는 데 작은 밀알이 되려 합니다."
15년여간 라이온스에 몸담고 있는 함원환(60) 전 대구지구 총재. 그는 지난 30여년간 특수기계를 제작하며 앞만 바라보고 쉼없이 달려온 자신의 삶에서 라이온스가 인생의 참 의미를 일깨워 줬다고 했다.
그는 1980년대 섬유업이 한창 활황세를 타고 있을 때 섬유기계용 롤을 제작·개발해 전국은 물론 일본, 유럽에까지 명성을 떨쳤다.
"사람은 한 번씩 자신이 살아온 뒤도 돌아봐야 해요. 바쁘게만 산다고 행복한 삶은 아니잖아요. 인생 길에는 적당한 '쉼터'도 필요하거든요."
1990년 초 대구청우라이온스클럽 회원으로 첫 발을 내디딘 그는 2007년 라이온스 대구지구 총재를 역임하는 등 열정적인 봉사로 큰 족적을 남겼다.
그는 총재시절 라이온스 대구지구 사상 최대 규모인 45쌍에게 무료로 합동결혼식을 마련해줬다. 이 도움으로 장애인을 비롯한 저소득층, 월남 귀순자 등 45쌍이 육군 50사단 군악대의 팡파르 속에 눈물의 결혼식을 올렸다.
"그 당시 80대의 노부부도 인생에 처음 화촉을 밝혔어요. 노부부는 생을 다할 때까지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더군요. 가슴이 저려와 저도 펑펑 울었어요."
그는 또 2008년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라이온스 대구지역 장학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그때 대학생 35명에게 장학금 7천여만원을 전달했고 장학기금도 6천만원 이상 증자하는 성과를 올렸다.
"라이온스 대구지구는 122개 클럽으로 구성돼 있어요. 아마 대구에서는 최대 사회봉사단체일 것입니다. 한 해에 봉사 기여금만 무려 50억~60억원 돼요. 대구장애인복지회관을 운영하고, 백내장 환자 무료시술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지요."
그는 이제 봉사도 맞춤형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단지 남을 도와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수혜자가 뭘 원하는지 미리 파악해 필요한 도움을 줘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 작년 베트남에 3천만원을 들여 건립해준 도서관사업의 기본 구상을 했고, 2008년 대구에서 개최한 국제라이온스 동남아대회 준비위원장으로 성공적인 행사를 이끌기도 했다.
그는 지도층의 사회적 의무 실천을 목적으로 지역사회 인사 119명이 가입한 대구노블레스봉사단(2005년 창단)에서도 6년째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무료 급식활동은 물론 환경정화운동, 노인 및 장애인복지시설 봉사 등 지금껏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노력봉사에 나가고 있다.
"밝은 사회를 위해 무한정 봉사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다음에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의식을 바꾸어 주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봉사 바이러스가 릴레이처럼 자연스럽게 퍼지지 않겠습니까."
'정직과 노력'이 생활신조인 그는 연구·개발이 취미라고 했다. 섬유기계용 롤 등 발명특허만 10개 이상 된다는 것. 자신이 개발한 기계는 최고가 아니면 생산도 안 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3년여에 걸쳐 성능을 향상시킨 축산사료배합기를 개발·제작했고 올 하반기에는 유럽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장학사업을 해볼까 해요.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해서는 안 되겠죠. 기업을 운영해 발생하는 일정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낼 작정이에요. 이게 마지막으로 베풀고 싶은 꿈입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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