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첫'의 의미는 각별하다. 하물며 문인을 꿈꾸며 수많은 밤을 지새우는 이들에게 처음 소설가로 인정받게 되는 신춘문예의 의미는 더욱 소중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올해 신춘문예에 당선된 소설들을 한 자리에 모아 엮었다.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악어의 눈물을 위하여'(안준우 작)는 인지행동연구소 연구원인 한 여성의 죽음을 다룬 작품이다. 거절하는 대상에게 매달리고, 떠난 사람을 되돌리기 위해 마술적 행위에 의존하는 등 관계 맺을 줄 모르는 인물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과학적인 수치만 믿으려는 속성과 비과학적 방법에 의지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불안감이라는 공통된 뿌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통찰해서 보여준다.
중편소설 '미스터리 존재방식'(정재민 작)은 핸드폰 프로그래머인 남자와 디자이너인 여자의 시선을 교차해가며 설명할 수 없는 삶의 신비를 밀도 있게 추적한다. 짜임새 있는 추리적 구성과 우연, 신비까지도 애초의 프로그래밍 속에 포함돼 있다는 인식을 유도해내는 차분하고 진지한 작품이다. 그런가 하면 '사라지는 것들'(배길남)은 부산의 전통 있는 유명 서점의 몰락을 중심축으로 지역의 문제를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장시켜나간다. 이 밖에도 '거짓말 연습', '나비', '담요' 등 신춘문예 당선 소설 16편을 실었다. 407쪽, 1만6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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