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소셜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병규(30) 씨는 조만간 'twitter 가이드라인'이라는 전자책을 출판한다. 박 씨는 "종이책을 만드는데는 부담이 많지만 전자책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보니 일단 전자책 형태를 먼저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자유기고가로 일하던 임진숙(45) 씨도 '발리홀릭, 신들의 섬에서 노닐다'라는 책을 교보문고 전자책 장터인 'e북'(Book)에 선보였다. 지난해 초 한 출판사와 계약이 무산되면서 갖고 있던 원고를 직접 전자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최근 자신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모아 '이재오의 트위터 다이어리'라는 전자책 형태로 출판했다.
◆스마트한 세상 속 전자책 호황
한때 종이책은 인류의 지식 문화를 이끌어왔던 대표적인 매체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전자책'이 기존의 책 시장을 급속히 잠식해가고 있다. 전자책은 종이책이 가지고 있던 '물리적' 한계를 가뿐하게 뛰어넘음으로써 새로운 출판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는 것.
사실 국내의 전자책 시장은 해외에 비해 성장이 더딘 편이다. 미국의 경우 2010년 7월 아마존닷컴이 "2009년 크리스마스 대목에 하드커버 종이책보다 e북이 더 많이 팔렸다"고 발표해 종이책 시장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전자책'이 종이책을 따라잡을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자책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와 같은 휴대용 단말기 사용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동시에 전자책 시장도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휴대용 단말기에 수천 권의 책을 저장해 두고 이용할 수 있는 '손 안의 도서관'이 마련되면서 전자책 또한 바야흐로 활성화의 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전자책 시장의 확대와 함께 또 하나 등장한 것이 바로 '1인 출판'이다. 종이로 인쇄를 해야 하는 물리적 한계가 사라짐으로 인해 출판 장벽을 크게 낮출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예전에는 출판사를 돌아다니며 원고를 보여주고 시장성을 인정 받아야만 비로소 책을 내는 일이 가능했고, 그렇지 않더라도 꼭 책을 내고 싶은 사람은 1천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며 책을 찍어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책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1인 출판이 활성화하면서 출판 형태도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종이책으로 만들어진 것을 전자책 형태로 바꾸는 형태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비용이 적게 드는 전자책을 먼저 내놔 독자들의 반응을 살핀 뒤 종이책으로 재출간할 수 있도록 환경이 바뀌고 있는 것.
◆1인 출판 시도하고 싶다면?
전자책을 제작하고 싶다면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현재 다양한 전자책 스토어에서 자체 개발한 전자책 제작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함께 화제가 된'아이북스'(iBooks)다. 아이북스는 '이펍'(epub) 양식의 전자책만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윈도 기반의 컴퓨터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txt, hwp, doc)을 이펍 파일로 변환하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 등록된 전자책이 판매되면, 수익은 아이북스와 작가가 각각 3대 7로 나누도록 돼 있다.
KT도 전자책 서비스인 '쿡 북카페'를 통해 소설, 시, 만화 등 자신의 작품을 누구나 손쉽게 전자책으로 제작'출판할 수 있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파크와 북씨에서 제공하는 '비스킷 메이커'나 '유페이퍼' 등을 사용해도 된다. 이들 역시 문서 파일을 이펍 표준 양식으로 변환해주는 프로그램들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전혀 모르는 비전문가들도 손쉽게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북씨는 미리 정해진 샘플을 제공해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전자책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은 인터파크에서 판매돼 작가와 업체가 수익을 절반씩 나눠갖도록 하고 있다. 또 텍스토어(www.textore.com)에서도 'eBook 만들기'라는 전자책 퍼블리셔를 이용해 1인 출판 및 판매가 가능하다. 파일들을 PDF로 변환해 전자책으로 제작할 수도 있고, 블로그에 올려진 글들을 편집화면으로 불러와 전자책으로 만들 수도 있다. 제작된 전자책은 텍스토어에 상품으로 등록해 판매할 수 있으며, 판매 수익은 텍스토어와 작가가 각각 3.5대 6.5로 나눈다.
1인 출판이 아니라 좀 더 전문적인 전자책을 만들고 싶다면 호환성이 뛰어난 상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개인이 다루기에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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