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 대천동 낙동강~금호강 합류 지점의 달성습지가 사라지고 있다. 낙동강 상류의 댐으로 인해 물 공급이 끊긴 탓이다. 습지가 메말라가면서 습지 동식물이 자취를 감추는 등 생태계 파괴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대로 두다가는 대구의 대표적 생태 보고가 머지않아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달성습지를 낙동강 살리기 사업 수변 생태 경관 12경의 하나로 선정했다. 하지만 현 상황을 보면 당국이 습지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다. 습지여야 할 이곳에 물이 마르면서 갈대 등 습지 식물 대신 억새'가시덤불 등 육상 식물이 들어차고, 양서파충류와 수서곤충들이 자취를 감추는 등 이미 제 모습을 잃고 있는데도 말이다. 철새 개체 수가 현격히 줄고 한때 국내 최대 규모의 흑두루미 월동지라는 명성도 이제는 말뿐인데도 무슨 경관이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대구시가 2005년 달성습지 일부를 복원, 야생 동식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관리에 손을 놓으면서 이 같은 일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3대 문화권 사업에 달성습지 보존 개발안을 포함시켜 2016년까지 샛강을 복원하면 달성습지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는 해명만 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의 말처럼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 자연 생태계는 한 번 망가지면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장기 계획도 중요하나 더 훼손되기 전에 서둘러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도시 인근에 이렇게 큰 규모의 습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달성습지는 대구의 큰 자산이다. 천혜의 자연 생태 보고를 스스로 차버리는 꼴이 되지 않도록 대구시와 환경청은 실태를 면밀히 조사해 빠른 시일 내 달성습지가 본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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