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일요시네마 '혹성탈출' 13일 오후 2시 40분

3월 일요시네마에서는 4편의 방영작을 '현대 블록버스터의 원형을 찾아서'란 주제로 편성한다. 블록버스터(Blockbuster)란 단기간에 큰 흥행을 올리기 위해 돈을 엄청나게 들여 만든 대작 영화를 뜻하는 말로, 제작비 규모가 크고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를 가리킨다. 그 두 번째 작품으로 'SF 영화의 원조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혹성탈출'이 선보인다.

이 영화는 1960년대에 나온 작품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원숭이가 인간을 가축이나 애완동물처럼 지배한다는 설정이 소름 끼치고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이 영화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1968년 최고의 영화로 꼽혔다.

때는 서기 3978년. 테일러와 두 명의 다른 우주비행사가 깊은 동면에서 깨어나고, 그들은 우주선이 바다에 불시착했음을 알게 된다. 겨우 옷만을 챙겨 탈출한 그들은 불시착한 곳이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다른 행성임을 알게 된다. 이 행성에선 인간이 말도 제대로 못하는 미개한 종족이며, 유인원이 언어와 기술을 습득한 진화된 종족이다. 우주비행사 한 명은 총에 맞아 죽고, 테일러를 포함한 둘은 유인원의 도시로 끌려간다. 거기서 테일러의 동료는 강제로 뇌수술을 당해 식물인간 같은 상태에 빠지고, 테일러는 지라 박사의 눈에 들고 약간의 지능이 있는 특별한 인간으로 취급받는다. 테일러는 이 낯선 유인원 사회에 엄격한 계급이 존재함을 발견한다. 고릴라는 경찰, 군인, 사냥꾼 역할을 하며, 오랑우탄은 행정가, 정치인, 변호사, 마지막으로 침팬지는 지식인 및 과학자 계급이었던 것이다.

고릴라들은 테일러가 유인원 사회의 근간을 파괴하고 혁명을 이끌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테일러를 죽이려 하지만, 침팬지 지라와 코넬리우스가 테일러를 돕는다. 테일러는 금지 구역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 유인원이 지배하는 이 행성을, 본래 첨단기술을 가진 인간이 지배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인간과 유인원의 지위가 바뀌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해변을 따라 걷던 테일러는 더 경악할 만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바다에 반쯤 가라앉아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게 된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인간 문명에 대한 반성을 충격적으로 그리고 있다. 지나친 기술 발전이 오히려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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