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방사성 요오드 농도, 연간 선량한도 6만 분의 1"

경북대 방사선과학연구소

29일 경북대 방사선 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이 캠퍼스 내에 설치된 대구지방 방사능 측정소에서 대기중의 부유진을 수집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29일 경북대 방사선 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이 캠퍼스 내에 설치된 대구지방 방사능 측정소에서 대기중의 부유진을 수집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29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방사능측정소. 입구 전광판에는 환경방사선량 '11.6μR/h'(시간당 마이크로 렌트겐)라는 숫자가 선명했다. 평상범위가 5~20μR/h인 점을 감안하면 평소와 다름없는 수준. 외부에 노출된 방사능 측정소 안의 기기들은 모두 자동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공기 부유진 채집장치는 윙윙거리며 쉴새없이 공기를 빨아들였고, 대기 중 방사성 물질의 양을 측정하는 빗물 채집장치와 방사성 낙진 채집 장치도 정상 가동 중이었다.

1995년 설립된 경북대 방사선과학연구소는 대구경북의 환경 방사선 측정 및 연구를 전담하고 있는 기관이다. 국내 원자력 시설의 75%가 집중된 영남지역에서는 유일한 방사능 연구소다. 울진, 월성, 영덕 등 지역 원전 주변의 토양이나 해수뿐만 아니라 지역의 지하수, 해조류, 어패류, 농산물, 수입제품 등 각종 시료의 방사선을 점검한다.

대구방사능 측정소를 위탁운영하는 경북대 방사선과학연구소(소장 박환배 경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휴일도 잊은 채 매일 비상 근무다. 매주 한 차례씩 대기 물질을 채취해 방사성 물질을 검사했지만 일본 원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이 심화되면서 매일 분석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

특히 최근에는 대구에서도 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이 확인되면서 업무는 한층 바빠졌다. 대구에서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의 농도는 0.170m㏃/㎥로, 일반인의 연간 선량한도인 1mSv의 약 6만 분의 1 정도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전처리실과 방사능계측실로 구분돼 있다. 전처리실에서 한 연구원이 세슘 측정을 위해 채취한 바닷물의 부유물을 제거한 뒤 AMP 시약을 넣고 공침장치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 하루 정도 보관한 뒤 세슘이 포함된 침전물을 고순도 게르마늄 감마선 분광시스템계측기에 넣어 방사성 물질을 확인한다고 했다.

짧게는 하루 정도 걸리지만 스트론튬이나 우라늄, 플루토늄 등은 전처리에만 3주 이상 걸리기도 한다. 방사능계측실은 대당 1억원을 호가하는 계측기들이 쉴새없이 측정 결과를 쏟아내고 있었다.

박환배 소장은 "아직 일본 원전의 방사능 유출은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대구가 원전 사고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했다. 가장 가까운 월성 원전도 거리가 100㎞이상 떨어져 있고, 동해안에 밀집한 원전에서 최악의 사고가 나더라도 편서풍을 타고 가기 때문에 일본 쪽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나면 서해안 지역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박 소장은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시민들이 방사능 유출 시 행동 요령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며 "정부나 사업자도 방호 방재에 대한 관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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