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동남권 신국제공항 포기선언을 하면서 영남권을 위한 보완대책으로 ▷김해공항 확장 ▷영남기점 국제노선 연결망 확충 ▷인천공항과 KTX 연계망 강화 등을 언급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 대책을 설명하면서 "영남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공항 이용 불편 해소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남권 지자체와 교통'항공 전문가들은 "본말이 전도된 대책으로 제2관문공항에 대한 이해는커녕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격으로 영남 주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은 불가능
김해공항 확장안은 이미 정부가 2002년, 2007년 두 차례 검토한 끝에 실효성이 떨어져 사실상 폐기한 안이고 부산발전연구원의 분석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부산시는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정부도 동남권 신공항 대안으로 김해공항 확장을 거론했다기보다는 공항 여건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막연히 언급한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김해공항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운영, 소음확대에 따른 대책, 고속도로 이설, 군 공항 이전 등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활주로를 신설할 경우 1만여 가구가 견딜 수 없는 소음권역에 놓이게 돼 주민 이주가 불가피하다.
현재 전체 항공기 이착륙의 20∼30%를 차지하고 있는 군 공항의 이전 없이는 늘어나는 항공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만큼 군 공항 이전이 전제돼야 한다. 군 공항 이전은 국방부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미군과 연계돼 있어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음피해 해소, 군 공항이전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안전성 확보와 항공수요 증가에 대비한 시설 확장도 쉽지 않다. 북측 장애물인 신어산 등을 깎는다 해도 100% 안전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항공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항공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안전성, 주민피해, 군공항 이전 등 여러 측면에서 김해공항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꼼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제노선, KTX 연결망 확충도 힘들어
정부는 김해공항에 국제노선을 확충, 영남권의 항공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인천공항 중심의 국제노선 운항에도 힘이 부치는 실정이다. 항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가장 거부반응을 보인 쪽이 두 항공사였다는 게 정설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보듯 남부권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두 항공사는 아시아권은 저가 항공사들에게 여객 수요를 뺏길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또 관문 공항 두 곳에 국제노선을 대거 운용할 경우 항공사들의 경비부담이 많아 경영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는 것이다.
정부 장담대로 KTX를 아무리 확충하더라도 영남권에서 최소한 서너 시간 이상은 잡아야 하고 공항 수속과 대기시간을 감안하면 해외 출장이나 여행에 하루는 소비해야 한다.
특히 영남권 기업인들은 중국, 일본 등 2, 3시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출장을 가더라도 하루는 업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신공항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정태일 한국OSG 회장은 "경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중국 바이어 한 사람을 면담하기 위해 2박 3일을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이해가 아예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춘수'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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