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사람의 기대 이하 행동은 더 큰 실망과 좌절을 가져온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과 그에 따른 이명박 대통령의 기대 이하 기자회견으로 영남권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대구 경북사람들은 물론 경남 울산 부산 지역민들까지도 "너무 성의없고, 대단히 실망스럽고, 더 이상 이명박 정부에 기댈 것이 없다"고 혹평했다.
'국익', '경제성', '다음 정권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등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신공항 백지화를 합리화했지만, 어느것도 지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다.
"이렇게 무시당하고 어떻게 삽니까?" "지방 다 죽이고, 영남사람 그렇게 무시해도 좋다고 누가 말했습니까? 실망스럽고 놀란 가슴에 불 지를려고 그렇게 성의없는 대통령 기자 회견을 했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동남권 신국제공항 백지화에 대한 대국민 기자회견을 했지만 지역민의 반발은 오히려 증폭되어 버렸다.
오히려 "뭐가 국익이냐", "경제성을 따진다면 0.3점대를 기록한 호남고속철은 어떻게 11조를 들여서 건립할 수 있느냐, 동남권 신공항은 그보다 경제성 점수가 배나 높지 않느냐. 터무니 없는 핑계다" 라고 조목조목 반대하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지방균형발전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기본적인 인식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질타했다.
"신공항이 왜 국익에 반하는 것이냐"는 지역민들은 "수도권 중심 성장주의의 결정판인 이번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영남권 1300만 인구의 엄청난 저항과 불복종 운동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로 열린 하늘길이 없고, 물류비가 2배 이상 드는 지역의 현실에서 어느 기업이 내려오려고 하겠느냐, 다 떠나가지 않느냐"는 모 인사는 지난 연말 미국에 갔다오는데, 13~14시간 국제비행에 인천공항까지 가는데 리무진 이동으로 4시간이 더 결렸다. 이렇게 불편한데 어떻게 관광객이 오고, 수출활동이 활성화 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 지역사정에 눈감았는줄 몰랐다. 그래도 지역 출신 대통령이라고 모든 것을 믿고 따랐는데 그 결과가 배신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신공항 백지화로 되돌아왔다"며 전해 기자회견의 설득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물론 독도영유권은 무지무지 소중하고, 목숨과 맞바뀌도 아깝지 않다. 그러나 어제 기자회견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관련 기자회견이었지 않나. 그런데도 대통령 모두발언에 3분, 해당 지역이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5개 시도나 되는데, 기껏 관련 지역지라고는 매일신문 부산일보의 질문만 받고, 신공항백지화 초점을 흐리게 만드는 중앙지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각본없는 기자회견이었다는 말도 그대로 믿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논리에 이미 순치된 듯한 중앙지 기자들은 다른 이슈로 질문을 이어갔다. 이런 형국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은 어안이 막혀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모두가 지역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필요할 때 표를 구하고 정작 지방발전에 필요한 결정을 내려야할때 짓밟고 무시해버린 것 아니냐"며 실망을 넘어선 불신까지 쏟아냈다.
"진정한 사과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무엇이 있습니다.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이 사과입니까. 진정한 사과의 뜻을 담았습니까. 저는 기자회견 보면서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영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는"고뇌의 흔적도 지방에 대한 개념도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안 하니만 못한 회견이었다"고 혹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대통령이 지방에 대한 이해와 문제의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 고 말했다.
뉴미디어국장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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