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사능 우려] 측정기 불티나게 팔려 재고 동나

방사능 측정기 제조자 서버 불 날 정도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전국에서 고가의 방사능 측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방사능 수치 공개 사이트도 인기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자 국내 포털사이트에는'방사능 측정'이라는 검색어만 입력해도 국내의 방사능 수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가 뜬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실시간 자료를 토대로 각 지역의 실시간 방사능 수치와 지난해 평균 방사능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KINS가 운영하는 '국가환경방사선 자동감시망' 사이트(http://iernet.kins.re.kr)도 인기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현재 방사선량은 물론 방사능 위험 수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 원전 사고 전인 지난 2월에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진 이후엔 하루 2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도 방문객이 급증했다.

최근에는 전 세계 네티즌들이 힘을 모아 만든 '집단 지성형' 방사능 정보공개 사이트도 문을 열었다. 'RDTN.org'(www.rdtn.org)는 휴대용 방사능 장치를 구입한 전 세계 네티즌들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측정한 방사능 수치를 인터넷에 올리는 방식으로 전 세계 실시간 방사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홈페이지는 영어와 일본어, 독일어 등 세 가지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과 거래를 하는 무역업체는 물론 시민들까지 방사능 측정기를 찾고 있지만 측정기 제조 및 유통업체는 재고가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없어서 못 팝니다"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의 경우 100만원대를 웃도는 고가 제품이지만 판매 업체들은 재고가 없어 못 팔 지경이라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방사능 기기 전문 판매업체인 ㈜엔바이로코리아는 요즘 전화는 물론 홈페이지 서버가 불이 날 정도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홈페이지에 방문자가 폭주해 세 번이나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 업체 서은미 사장은 "후쿠시마 원전이 터진 첫날 홈페이지 방문자가 10만 명이 넘어 오후 6시에 홈페이지 접속을 잠시 차단하기도 했다"며 "사고 이전에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가 한 달에 평균 7대꼴로 팔렸는데 지금은 하루에 20대씩 팔려나간다"고 했다.

그는 또 "방사능 측정기를 주로 러시아와 미국에서 수입하는데 요즘 해외에도 물건이 달려 고객이 주문을 해도 물건이 없어 못 파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는 원전 사고 이전에는 거의 없었던 방사능 측정기 문의와 판매가 현재 전체 업무량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세인교정기기㈜ 관계자는 "요오드와 세슘 등 방사능 물질을 측정하고 개인의 피폭량을 알 수 있는 제품은 대당 90만원 정도로, 예전엔 주로 원자력발전소나 방사능연구소에서 일하는 분들이 구매했다"며 "요즘엔 일반인들까지 제품 구입에 나서면서 물량이 부족해 전세계에 있는 대리점과 협력 업체에 재고를 문의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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