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7등급 상향 조정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수준, 원전 확실히 통제하지 못한 결과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이 12일 후쿠시마 원전의 사고 등급을 7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7등급은 국제원자력 사고 등급 중 최악의 등급으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수준이다.

등급 상향은 지금까지 유출된 방사능 물질이 다량인데다 아직 원전을 확실히 통제하지 못한 결과다. 사고의 심각성을 부인하며 은폐에 급급하던 일본 정부가 사고 한 달이 지나서야 피해의 심각성을 인정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사고 직후 4단계로 발표한 뒤 일주일 만에 5등급으로 올렸다가 이번에 두 단계를 올렸다. 1등급의 피해 규모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가 100배 이상 심각해진 것이다.

애당초 세계 각국이 위험성을 지적했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일본 보안원은 여전히 '방사능 물질 누출량은 아직은 체르노빌 원전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체르노빌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10일 만에 원자로가 안정된 체르노빌과 달리 후쿠시마 원전은 사고 한 달이 지났지만 통제되지 않고 있다. 향후 누출량이 체르노빌을 능가할 위험이 큰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금이라도 원전 사고 관련 정보를 완전 공개해야 한다. 사고는 일본에서 일어났지만 피해는 우리는 물론 전 세계에 돌아온다.

어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한일 양국이 21년 전 원자력 안전 조기 연락망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나 정부의 무관심으로 협약 자체가 유명무실화됐다"고 지적했다.

협약 내용을 알고 있는 공무원이나 전문가도 없었다고 한다. 협약 초기 몇 년간은 원전 사고에 대비한 비상통신망 훈련을 했지만 이후 흐지부지됐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무관심이 일본의 은폐를 도운 셈이다. 일본 원전 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입을 피해는 심각하다. 대책 마련에 정부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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