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도시 대구, 이것부터] <10>최삼룡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

'나눠주기'보다 '몰아주기'로 예술 새싹 키울 때

최삼룡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산 브랜드 작품 육성을 위해 대구시도 적극 지원하겠지만, 예술계에서도 특정작품 집중 투자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최삼룡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산 브랜드 작품 육성을 위해 대구시도 적극 지원하겠지만, 예술계에서도 특정작품 집중 투자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최삼룡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문화예술의 도시 대구' 가 되려면 대구 어디서나 문화의 향기가 흘러야 한다고 했다. 시민들이 대구의 역사와 예술에 자부심을 느끼고, 그런 자원들이 품격있는 향기가 될 뿐만 아니라 삶의 수단, 삶의 촉진제가 될 때 문화예술의 도시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 "브랜드 작품 육성 합의 필요하다."

문화예술과 관련해 대구는 전시'공연장 등 이미 상당한 하드웨어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대구산 브랜드 작품'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최 국장은 "민간 예술단체는 물론이고 시립 예술단도 각자의 레퍼토리 창작을 통해 브랜드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서 "현재도 가능성 있는 작품에 대해 사후 지원체제를 갖추어 지원하고 있지만 이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이를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 시스템 확보뿐만 아니라 브랜드 작품 육성을 위한 집중 지원에 대해 대구지역 예술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른바 '나눠주기'가 더 낫다는 인식이 많을 경우 집중지원은 어렵다는 말이었다. 그는 특히 "브랜드가 될만한 작품이 별로 없는 것은 단지 예산 지원이 적다는 데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고 종합적인 창작 촉진 시스템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직설적인 화법을 피하는 최 국장의 화법을 고려할 때 '브랜드 작품 생산에 대한 민간 예술계의 의지와 역량에도 문제가 있다'는 말처럼 들렸다.

그는 또 "하드웨어가 어느 정도 구비됐다고 하나 아직 수준높은 공연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며 "전문성과 질적인 문제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해 하드웨어의 수준향상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 오페라 재단 내년 2월 출범!

최삼룡 국장은 가칭 '오페라 재단'을 2012년 2월 출범할 계획이라며, 연내에 정지작업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페라 재단을 설립할 경우 현재 오페라하우스, 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시립오페라단으로 흩어져 있는 3 조직체를 하나로 통합해 전문성 제고와 예산절감의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절약되는 예산을 오페라제작으로 돌리고 독립된 재단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페라 재단이 재정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에서 어떻게 주도적인 역할을 확보해 나가느냐는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페라 재단은 CEO형 관리자가 대표 이사로 경영을 책임지고, 다양한 경험을 갖춘 예술총감독이 기획 공연 등 예술전반을 책임지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내 전시장과 공연장의 경우 각 분야 전문직 공무원과 행정직 공무원들이 함께 근무한다. 전문직 공문원은 예술에 대한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기획하고, 행정직은 기획된 전시나 공연 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집행을 해나가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예술적 상상력과 현실적 집행부분에서 마찰이 자주 발생한다. 심한 경우 '전문직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행정 공무원 중심으로 업무가 돌아간다는 비판도 있다.

최 국장은 "양자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려는 노력과 교육 등 지원도 필요다"고 말하고 "행정공무원은 예술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쌓도록 노력해야 하고, 전문직공무원은 창의와 혁신을 주도하되 현실 속에서 그것을 달성해야 한다는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각 기관의 수장들이 양쪽을 잘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 뮤지컬 전용 극장은 어떻게?

대구시는 공연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면서 오페라와 뮤지컬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근래 몇 년 동안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과 관련해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구시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시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상당기간 표류했고, 결국 건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이번에는 대구시가 민간업자와 건립계약체결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국장은 "매수 청구권 발생에 따른 계약해지시 (대구시의) 지급금 부담, 수익률 보장의 적정성 등 쟁점에서 여러 차례 논의했으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민자를 재정으로 끌어오는 만큼 미래의 경영상황이나 시민 부담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몇 차례 민자투자사업에서 향후 재정적 부담이나 경영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 말하고, 대구시의 부담은 곧 시민의 부담인 만큼 너무 많은 부담을 안아야 한다면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삼룡 국장은 "국립공연창작센터를 중심으로 앞으로 10년간 공연분야 생태구축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며 공연분야에 집중적인 투자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시립미술관, 문화창조발전소,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 레지던시 사업, 작가 역외진출 등 전시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문학관 건립, 출판단지, 근대 역사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 조성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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