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육상대회에서 뛰면 일등을 하는 사람이 있다. 국내 생활체육 육상 단거리 부문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박주식(42) 씨다.
대구의 생활체육인들로부터 육상 마니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그는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한 태권도학과 교수다. 계명대 태권도학과를 다니며 운동생리를 공부한 그는 지금 경주대 스포츠과학대학 태권도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육상에 대한 지나친 사랑 때문에 태권도학과 학생들에게서 가끔 '육상 교수'라는 핀잔을 듣는다고 했다.
"육상은 모든 스포츠의 기본입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이면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육상이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 학생들에게 항상 육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육상을 많이 시킵니다. 학생들은 '우린 육상부가 아니다'며 투덜거리기(?)도 하지만 육상을 통해 순발력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매년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달리기 시합으로 육상의 중요성을 알린다고 했다.
"지금까지 신입생과 100m나 200m, 400m 경기를 해서 진 적이 없습니다. 나이가 있는 만큼 이제 조만간 신입생들에게 지겠지만, 몸 관리를 잘 해서 육상을 좋아하는 태권도교수의 이미지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습니다."
박 교수는 탁월한 육상 실력을 자랑한다. 4월 30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전국 100m 스프린터대회 40대부에서 우승하며 청년부(20~45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날 그는 100m를 12.5에 달렸는데, 연습 부족으로 기록이 좋지 않았다. 그의 100m 최고기록은 10초43으로 엘리트 선수(한국최고기록 10초23)들과도 견줄만하다. 그는 200m(22초03)와 멀리뛰기(6m87)에서도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생활체육대회, 생활체육한마음대축전, 전국육상연합회장기대회, 대구국제육상대회 이벤트경기, 시도민육상대회, 100m 스프린터대회 등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다관왕에 올라 최우수선수상도 여러 차례 거머쥐었다. 그는 육상 특성상 여러 종목에 출전하다 보니 그동안 목에 건 금메달이 50개가 넘는다고 했다. 그는 주 종목인 100m와 200m, 멀리뛰기를 비롯해 400m와 400m 계주 1,600m 계주 등에 출전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우연히 지역 생활체육대회 참가를 권유받았습니다. 특별히 출전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몇 번 좋은 성적으로 입상하면서 생활체육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매년 4, 5차례 각종 육상대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달 29일 강원도 동해에서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대회 200m와 400m 계주, 멀리뛰기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일본에서 열리는 생활체육대회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데, 그는 앞선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고도 학교 일이 바빠 일본에 가지 못했지만 올해는 우승해 꼭 일본을 다녀올 계획이라고 했다. 일본을 가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곳의 생활체육대회 현황을 한 번 살펴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육상 유전인자를 선천적으로 타고 났다. 영양 석보면에서 초교 시절을 보낸 그는 당시 군 소재지 체육대회 육상경기에서 입상하며 잘 달리는 육상선수로 이미 이름을 올렸다. 육상에 소질이 있었으나 그는 고교 진학 때 체육고교 대신 인문계인 안동고에 진학하면서 육상과는 인연을 끊었다. 대신 그는 취미로 시작한 태권도에 푹 빠지면서 선수활동을 했고, 체육대학에 진학해 태권도를 전문적으로 배웠다. 그는 현재 태권도 6단이다.
박 교수는 육상에 대해 "출발선에서 총성이 울리기를 기다리는 긴장감과 경기 중 앞서거나 뒤처지며 달리는 모습이 우리의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가오는 8월 대구에서 열리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제자들과 함께 대구 세계육상대회를 보러 갈 계획"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치르는 스포츠강국이란 자부심을 갖고, 이번 대회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박 교수는 대구 세계육상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육상 붐이 일기를 기대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육상 붐 조성을 위한 꿈나무 육성, 체계적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개발'운영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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