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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반민족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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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의 전범들이 기어이 법정에 섰다. 1970년대 170만 명이 넘는 자국민을 학살한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정권의 핵심 전범 4명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30년 만에 기소된 전범들은 크메르루주 정권 당시 서열 2위였던 누온 체아(85)와 전 외무장관 이엥 사리(85) 등 모두가 80세 안팎의 고령이다.

이들의 혐의는 대학살과 반인륜 범죄, 전쟁 범죄, 고문 살해 등이다. 이 재판은 국민 학살과 반인륜 범죄 처벌에는 시효가 없다는 것을 웅변하는 것으로, 역사적 정의(正義) 실종에 울화가 치밀었던 세계인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는 쾌거이다.

이번 전범 재판은 독일의 나치 전범을 단죄한 뉘른베르크 재판 이후 가장 주목을 끄는 재판이라는게 외신들의 보도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전범재판은 뉘른베르크 재판과 함께 일본의 도쿄 전범재판이 대표적이다.

1945년 11월 시작된 뉘른베르크 재판에서는 전쟁 공동모의와 평화에 대한 죄, 인도에 대한 죄 등의 항목으로 괴링,리벤트로프 등 나치 전범 12명에게 사형이, 헤스 등 3명에게 종신 금고형이, 그 외의 전범자에게는 20~10년의 금고형이 언도되었다.

1946년 5월 개정한 도쿄 재판에서는 뉘른베르크 재판과 유사한 죄목으로 도조 히데키 등 7명에게 사형이, 아라키 사다오 등 16명에게는 종신 금고형이 언도되었다. 두 전범재판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침략전쟁을 범죄로 규정한 역사적 사건으로 반인륜 범죄에 대한 마땅한 응징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정말 속 터지는 일은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에 숨어있다. 이른바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와해가 그것이다. 1948년 10월 반민족행위자 조사를 시작으로 반민특위가 친일파 청산작업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친일파와 결탁한 이승만 정부의 방해와 친일세력의 특위위원 암살 음모, 친일경찰의 특경대 습격사건, 백범 김구의 암살 등의 파란을 겪으면서 반민특위는 1년 만에 해체됐다.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민족을 반역한 죄로 처벌을 받은 자가 단 1명도 없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다.

8'15광복 직후에는 무엇보다도 친일파 척결이 민족정기 회복을 위한 가장 급선무였다. 그러나 미군정의 의도와 이승만 정권의 보호로 반민특위가 무너지면서 친일세력은 되살아나 한국사회의 지배세력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조향래 북부본부장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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