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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조 원칙 삼성에 첫 超기업 표방 노조..노동당국도 긍정적 입장, 향후 파장은

◇무노조 원칙 삼성에 첫 超기업 표방 노조..노동당국도 긍정적 입장, 향후 파장은

복수노조허용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무노조원칙을 표방해온 삼성이 어떤 풍향을 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복수노조허용 이후 삼성 애버랜드 직원 4명을 조합원으로 구성된 노조 설립신고가 접수됐다.

이번에 설립된 삼성 노조는 단위사업장 노조를 표방한 것이 아니라 초기업 단위 노를 표방하고 있다. 말하자면 삼성 계열사 78개 전체를 대상으로 노조원을 확보할 수 있는 '초기업단위 노조'를 표방한 것이다. 현재 노조원은 삼성애버랜드 직원 4명. 12일 오후 서울 정동 민노총 사무실에서 설립 총회를 한 뒤, 서울 남부고용노동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한 노조가 삼성에 임직원 20만명에 달하는 삼성을 대표할 노조로서의 정당성을 가질 지는 향후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초기업단위를 표방한 이 노조는 설립 과정에서 해고자 위주의 삼성일반노조(위원장 김성환)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향후 삼성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78개 계열사 가운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정밀화학, 삼성증권, 삼성중공업, 삼성메디슨, 호텔신라, 에스원 등 8곳에 이미 노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조원은 댜갸 2명에서 30여명이고, 이 가운데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은 민노총에, 삼성정밀화학은 한국노총에 가입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삼성 경영진이 무노조 경영 위주에서 이제는 노조와 동반해 경영을 해나가는 것이 노무 관리의 정도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아직 무노조 위주 경영을 지켜오는 삼성전자 각 사업장과 주요 계열사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비록 노조원은 4명 밖에 되지 않지만, 이번에 설립신고서 낸 노조가 특정 사업장이 아닌 초기업단위 노조를 지향하는데다가 민주노총에서 설립총회를 가졌고, 또한 삼성 순환출자 지0구조의 핵심인 삼성에버랜드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카드(25.64%),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25.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각 8.37%), 한국장학재단 (4.25%), 삼성SDI·삼성전기·제일모직(각 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72%), 삼성물산(1.48%) 등 주주로 구성되어 있다. 1대 주주인 삼성카드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금산법) 규정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삼성애버랜드의 1대 주주인 삼성카드의 주식을 어떻게 매각하느냐가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노총은 지켜보고 있으며, 이번에 삼성 애버랜드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올랐다.

조합원 4명의 '초미니 노조'이기는 하지만, 삼성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초기업단위 노조를 표방하는 만큼 설립 필증을 받으면 삼성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모으고 비정규직도 가입시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에 삼성애버랜드 직원 4명을 조합원으로 설립신고를 한 초미니 초기업 표방 노조가 삼성을 대표하는 노조로서의 대표성과 정당성을 갖느냐, 삼성 직원들이 호응하느냐 등에 따라 향후 영향력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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