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머리 맑아지게 하는 총명탕도 넣어주세요."
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의 병에 대한 처방전에 덧붙여 총명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자식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하지만 총명탕을 먹인다고 과연 자녀가 총명해질까.
총명탕은 동의보감에 건망을 치료하는 처방 중의 한 방편으로 나와 있다. '잘 잊어버리는 것을 치료하며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천 마디의 말을 외울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총명탕에 들어가는 3가지 약재는 심장의 기운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의학에서 심장은 정신활동의 기능을 조절하는 장부로서 두뇌의 기능을 원격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되어 있다.
국내의 한의학 박사논문에 총명탕을 투여한 실험쥐가 미로학습을 얼마나 잘 수행해 내는 지를 실험하고, 실험쥐의 뇌에서 학습관련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 논문은 미국 뇌신경학회에 보고된 바도 있다.
그러면 공부에 지친 수험생에게 총명탕을 복용시키면 두뇌 활동이 활발해지고 학습효과도 올라갈까. 학습결과가 다소 부진한 초등학생에게 복용시키면 머리가 좋아질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단서들이 붙게 된다. 학습의 결과가 나쁜 원인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고3 수험생의 경우 학습효과를 증진시키려면 육체적, 정신적 피로와 개인적 증상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이럴 경우는 엔진을 강화시키는 처방보다 에너지를 보강시키는 처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신체의 기혈을 보강하여 두뇌활동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초등학교 입학 전후의 아이를 둔 부모들은 머리가 좋아지게 하는 총명탕을 처방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총명탕은 지능지수를 높이는 약은 아니다. 그리고 지능지수는 보통 수준이라면(IQ 90 정도) 학습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창 두뇌나 신체발달을 하고 있는 8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정(精)과 뇌수(腦髓)를 보강하는 처방이 바람직하다. 셋째,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성인의 경우 머리가 맑지 않고 공부를 해도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즉 기계 효율은 떨어지는데 가동을 너무 많이해 과열로 고장이 나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때에는 머리를 맑게 하는 청신(淸神) 처방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의학에서 두뇌활동, 정신활동, 심리적 안정 등을 치료하는 처방에 총명탕은 당연히 포함이 된다. 총명탕은 기본이며, 거기에다 수험생의 생리적 상태, 전신적 상태, 피로, 긴장 등의 신체 증상을 같이 고려하는 처방이 이루어져야만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총명탕은 훌륭한 효과를 가진 처방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거기에 개개인별 치료해야 할 증상에 대한 처방을 함께하는 게 좋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편세현 총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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