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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 급해서… "올해는 벌초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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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기간 주말 겹치자 지역 직장인들 시간못내

대구시내 한 경찰서 경찰관 정모(48) 씨는 요즘 벌초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추석을 앞두고 27일 고향인 경북 김천에서 선친과 할아버지 묘소 벌초를 위해 형제들과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때마침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회식과 겹쳐 갈 수 없는 처지였기 때문. 정 씨는 "대회 개회식이 열린 이날 대구스타디움에서 밤샘 근무를 해야 한다"며 "사촌동생들 볼 면목도 없고 해서 벌초대행업체를 수소문해 일할 인부 2명을 고용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직원 김기석(30) 씨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대구에서 대전까지 차를 몰고 가서 조상묘 벌초를 했는데 올해는 힘들 것 같다"며 "육상대회 기간 백화점도 고객이 늘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어 휴일을 반납한 상태다. 올해만이라도 벌초 대행업체를 이용해보자고 집안 어른들을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이 벌초 시즌과 겹치면서 많은 대구시민들이 벌초 대행업체에 '벌초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농협 대구'경북지역본부는 10년 전부터 운영 중인 벌초 대행 서비스에 올해 이용자가 더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북농협 농촌지원팀에 따르면 지난해 대행한 경북지역 벌초 묘소 건수는 총 3천700건으로 2009년 3천140건, 2008년 2천800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대구는 경북지역만큼 묘소가 많지 않지만 달성군을 중심으로 매년 400건 가까이 벌초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 경북농협 농촌지원팀 관계자는 "보통 추석을 전후에 신청하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은 하루에도 수십 통씩 벌초 문의전화가 걸려온다"며 "올해는 육상대회 때문에 주말에 여유를 내기 힘든 직장인들이 많아서 예년보다 신청자가 더 많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벌초 공동구매'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는 이달 23일부터 요일별로 50명 이상 모이면 묘소 1기당 5만9천원에 벌초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쇼핑몰 측은 "벌초로 인해 생기는 각종 안전사고나 시간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젊은 직장인들 중심으로 벌초 대행 서비스가 인기"라며, "서비스가 출시되자마자 문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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