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지정된 입장권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여기가 제일 잘 보이는 곳인데 왜 막는 거요?"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대구스타디움 장대높이뛰기 경기장 인근 관중석. 관람객과 자원봉사자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관중 서너 명이 지정된 구역을 벗어나 앞 구역으로 옮기려고 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 김모(26)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종목을 가까이서 관람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관람 질서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다"며 "매일매일 이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호소했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대구스타디움의 좌석 배치를 감안해 이번 대회 입장권을 전체 160여 개 구역으로 나눠 판매했다. 관람객은 표를 구입할 때 자신이 지정한 구역 한 곳에서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관람객들은 이를 무시한 채 여러 구역에 마음대로 들어가려 해 자원봉사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취재진을 위한 미디어석은 허가를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데도 경기 때마다 수십 명이 들어오려 해 진땀을 빼고 있다"며 "안 들여보내 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받기도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장 구조가 복잡해 동선을 찾기 어려운 점도 관람객과 자원봉사자 간 마찰의 원인이 되고 있다. 관람객 임영민(33) 씨는 "관람석으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매다 그냥 빈자리에 앉아서 구경하려는데 제지당했다"며 "길이라도 잘 찾도록 해놓아야 다른 자리로 가지 않을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관람 구역마다 1명씩 배정돼 있는 자원봉사자를 대폭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가능하면 자신의 지정구역에서 끝까지 경기를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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