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몸이 아프게 되고 그때는 동물병원을 찾게 된다. 동물을 치료하다 보면 쉽게 치료가 되는 환자도 있는 반면, 치료하는 데 애를 먹는 환자도 있다. 매년 여름이 되면 2, 3마리의 개가 몸에 구더기가 서식하는 구더기증에 감염이 되어서 치료를 받으러 온다.
구더기증(myiasis)은 승저증(蠅疽症)이라고도 하는데 파리류 가운데 주로 쇠파리, 쉬파리, 금파리류의 유충인 구더기로 인하여 털이 있는 동물의 피하조직에 상처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파리가 피하조직에 알을 낳으려고 하면 동물이 파리를 쫓아내는 행동을 하고 피부 자체에도 면역기능이 존재하기 때문에 파리가 쉽게 알을 낳지 못하지만, 심각한 질병에 걸려 있어서 쫓아낼 힘이 없다면 구더기가 서식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태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얼마 전, 말라뮤트 한 마리가 심각한 구더기증에 걸려 온몸에 구더기가 서식하는 상태로 내원하였는데, 온몸에 있는 구더기를 제거하는 데만 3명이서 3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보호자의 말에 따르면 여름이 되어서 강아지가 더위를 먹고 기력이 없는 줄로 알고 물을 자주 뿌려주었다고 한다.
진단을 해 본 결과, 강아지는 심장사상충에 감염이 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구더기가 서식하는 것을 막을 기력조차 없었던 것이다. 주인이 물을 뿌려준 것이 오히려 구더기가 서식하는 데 도움이 되어버린 결과를 초래했다.
대형견종은 대부분이 야외에서 키워지고, 중소형견종에 비해 체력이나 면역력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집 안에서 키워지는 중소형견들만큼 늘 주인의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몸이 아프게 되더라도 즉시 병원에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원한 강아지의 경우에도 심장사상충으로 인해 오랜 기간에 걸쳐 전신 장기의 기능이 매우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안타깝게도 결국에는 전신의 여러 장기의 문제로 인하여 죽게 되었다.
강아지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부족하면 건강을 체크하는 것도 소홀하게 된다. 건강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한 경우, 질병이 점점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쳐서 전신적인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심장사상충증 같은 질병은 개에게는 매우 심각한 질병이지만 사람에게는 없는 질병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보호자가 많다. 뒤늦게 질병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예후가 좋지 않은 상태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듯이 반려동물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동물이 아플 때 주인의 마음도 아프다. 동물의 몸이 아프기 전에 미리 건강상태를 확인해서 오랫동안 사랑하는 동물과 함께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동학 동인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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