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사회에서 '산아제한'을 외친다면 얼마나 눈총을 받겠는가. 가뜩이나 출산율이 떨어지는데 아이를 적게 낳자고 주장하다간 '매국노' 낙인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100년 전 최초로 '산아제한 운동'을 벌인, 용기있는 여성 운동가가 있었다.
국제산아제한 운동의 창설자인 마거릿 생어(1879~1966)는 1879년 오늘, 뉴욕에서 태어났다. 11남매의 여섯째로 다자녀 가정에서 성장했다. 간호사로 일하다 무제한적인 출산과 빈곤, 유아와 산모의 높은 사망률을 목격하고는 충격을 받았다. 그 뒤로 '여성에게는 가족계획의 권리가 있다'는 유명한 구호를 앞세워 당시로는 법적으로 금지된, 피임 정보를 공개하는 운동에 평생을 바쳤다. 피임은 주창했지만 낙태는 절대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1917년 브루클린에서 산아제한 진료소를 열었다가 체포돼 30일간 감옥살이를 했다. 1936년 미국연방법원이 '환자의 생명을 구하거나 복지를 증진할 목적으로 의사들은 피임약을 처방할 수 있다'고 판결함에 따라 그녀의 오랜 투쟁이 마침내 결실을 얻었다. 인도와 일본에서도 운동을 벌였다. 그녀 자신도 아들 둘만 낳는 모범(?)을 보였다.
박병선(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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