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석때 나간 '온누리' 효자 되어 돌아왔네

대목앞 팔린 1천억원, 요즘 평소 10배 사용돼

추석 선물로 팔려나간 온누리상품권 이용이 증가하면서 전통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 사진은 20일 장을 보러 온 손님들로 북적이는 달서구 서남신시장의 모습.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추석 선물로 팔려나간 온누리상품권 이용이 증가하면서 전통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 사진은 20일 장을 보러 온 손님들로 북적이는 달서구 서남신시장의 모습.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0일 오후 3시 서문시장 동산상가.

윤원미(31'여) 씨는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가을 옷을 쇼핑하러 동산상가를 찾았다. 윤 씨는 여성의류를 파는 한 가게에서 카디건 하나를 고르고는 2만원이라는 점원의 말에 지갑을 열었다. 윤 씨가 지갑에서 꺼낸 것은 만원권 온누리 상품권 2장이었다. 윤 씨는 "추석 때 친척 분에게 상품권 몇 장을 선물로 받았다"며 "식료품을 사면서도 썼고 마침 가을 옷을 살 때가 돼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 동안 팔려나간 온누리 상품권이 전통시장 활성화에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추석을 전후로 1천억원어치의 상품권이 풀린 뒤 전통시장에서는 평소의 10배 이상의 상품권이 사용되고 있는 것.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추석 대목인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한 달여간 판매된 온누리 상품권이 약 1천억원어치로 지난해 추석 판매액인 250억원에 비해 4배가량 판매액이 뛰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주로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단체와 기업들이 사간 것이 80~90% 정도"라며 "추석 보너스를 겸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곳이 많아 상품권 판매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중에 풀린 1천억원어치의 상품권은 추석을 전후로 해 전통시장에 돌아오고 있다. 달서구 서남신시장의 경우 평소 하루 평균 30만원 정도의 상품권이 들어온 반면, 추석 전 4일 동안에만 6천만원어치의 상품권이 사용됐고 추석 이후로도 하루 평균 800만원 정도의 상품권이 들어왔다.

서문시장 동산상가에도 추석 이후 매일 1천500만원 정도의 상품권이 들어오고 있다. 동상산가 박재홍 회장은 "상품권 사용으로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며 "추석 이후 한 달 정도는 이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상품권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추석 직후에는 통상 명절을 쇠고 남은 음식들 때문에 시장을 찾는 사람이 크게 준다. 하지만 상품권 덕분에 마트 대신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시장이 붐비고 있는 것. 달서구 서남신시장에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추석 전 대목장에만 100만원이 넘는 상품권이 들어왔다"며 "평소에는 상품권을 사용하는 손님이 하루에 한두 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20~30%의 손님이 상품권으로 지불한다"고 말했다.

시장 측에서도 손님들이 상품권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지역 대부분의 시장 내 점포에서는 상품권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서남신시장의 경우 시장 주변의 노점에서도 상품권을 쓸 수 있다. 또 상품권 뒷면에 액면가의 80% 이상을 사용해야 나머지를 현금으로 거슬러 준다는 문구가 있지만 금액과 상관없이 상품권을 받아준다.

서남신시장 현호종 상인회장은 "상품권을 하루 만에 현금으로 정산해주기 때문에 상인들이 상품권을 현금과 다름없이 받는다"며 "개인구매자의 경우 액면가보다 3%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권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아는 분들은 상품권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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