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가격이 침체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고 계약자를 찾아보기 힘들던 신규 분양 단지에는 청약객들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
또 미분양 아파트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급매물' 광고가 가득찼던 부동산 업소에는 매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 집값 상승은 공급 물량 부족이 바탕이 되고 있다"며 "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낮은 것을 감안하면 집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락하던 아파트 가격, 어느듯 최고 시세
대구 아파트 가격은 2003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상승폭은 11.3%. IMF 사태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으로 집값이 급등한 2001년과 2002년의 16.9%와 13%에 근접한 수치다. 2007년부터 3년간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2% 상승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심리적 반등 폭은 더욱 크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는 중소형 입주 물량 부족이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2007년 이후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입주 가능한 아파트가 줄어든 탓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겨울을 기점으로 중소형 아파트 단지가 몰린 수성구 지산'범물, 달서구 상인'대곡, 북구 칠곡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집값 상승을 견인하기 시작했다.
부동산114 이진우 지사장은 "입주 물량 감소에 투자 수요까지 겹치면서 20~30평 아파트 전세가격이 2천만~3천만원 정도 뛰었다"며 "문제는 오른 전세가격에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든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대구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15.6%에 이르고 있다.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평균 가격도 역대 최고치다.
국민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주택 지수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대구 아파트 가격은 지수는 100.3p을 기록하고 있다.
2006년 5월 99.5p를 기록한 뒤 해마다 떨어져 2009년 7월에는 90p까지 추락했지만 올해 6월을 기점으로 역대 최고가인 100p를 찍은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집값은?
대구의 집값 전망은 '지속적 상승세'로 요약 할 수 있다.
입주 물량 부족 현상이 내년에는 더욱 심화될 전망인데다 신규 분양 단지 가격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하면 오를 수밖에 없는 탓이다.
내년도 대구 지역 입주물량은 4천490가구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구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05년 1만2천900가구를 시작으로 2006년과 2007년은 1만9천 가구, 2008년에는 3만 가구를 넘어섰으나 지난해는 1만2천 가구, 올해는 7천여 가구로 감소하고 있다.
분양대행사 리코 C&D 전형길 대표는 "입주 가능한 준공 후 미분양이 대구에 7천여 가구 정도가 있지만 전세 물량이 많고 대다수가 대형 평형인만큼 중소형 중심의 가격 상승이 계속 될 것"이라며 "입주 물량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8월 1만2천700가구에 달했지만 올해 8월 말 기준 7천200가구로 줄어들었다. 또 전체 미분양 중 전용면적 85㎡(30평) 초과 물량이 77%에 이르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분양가 상승 요인이 많아 내년 이후 분양 단지 가격 또한 인상될 전망이다.
화성산업 권진혁 영업이사는 "4~5년 전과 비교하면 아파트 건립 원가 비용이 20% 이상 올라 있다"며 "올해 분양가격이 몇년 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대다수 건설사들이 이미 수주한 미분양 단지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가 수준이나 적자를 보며 분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집값도 또다른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국 평균이 2억6천842만원 수준인 데 비해 대구는 1억5천822만원으로 7대 도시 중 광주(1억2천324만원) 다음으로 낮다. 타 대도시 아파트 평균 가격은 서울이 5억4천285만원으로 가장 높고 인천이 2억890만원, 부산은 2억160만원, 대전과 울산은 각각 1억9천400만원과 1억6천131만원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는 상대적인 아파트 시장 침체 기간이 길었던 만큼 하락폭이 컸다'며 "2005년도 대구 집값이 전국 3위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승 여력을 크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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