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국 홍수사태, 국내산업 희비 엇갈려

자동차 '방긋' 여행·항공업 '우울'

태국의 홍수사태가 악화되자 국내 산업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넉 달째 이어져온 태국의 홍수사태가 만조가 겹치는 28일부터 최대 고비에 접어들면서 태국 수도 방콕 도심 전역이 침수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자동차 종목이 태국의 홍수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에 여행'항공 종목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동차업종은 태국 홍수 피해가 현지 시장 점유율을 올릴 기회로 보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홍수 피해를 보면서 완성차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 수해 지역인 태국 중부 아유타야주(州)에는 40여 개의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홍수 피해로 부품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24일부터 28일까지 일본 공장의 잔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닛산자동차 역시 소형차 '마치' 생산 거점인 태국 공장에서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피해자는 혼다자동차로, 현지 완성차 공장이 물에 잠겨 3개월 후에야 정상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태국 현지 일본 공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점유율을 늘리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KTB투자증권 남경문 연구원은 "일본 완성차업체 3곳의 아세안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54%나 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2%밖에 안된다"며 "일본 완성차업체의 판매 부진이 수개월 지속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면 여행'항공업종은 홍수 사태 악화가 달갑지 않다. 태국으로 가는 관광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 실제 25일에는 방콕의 제2공항인 돈므앙 공항이 폐쇄됐다. 치앙마이와 푸켓 등 한국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지는 아직 홍수 피해가 거의 없지만 홍수가 악화되면 여행'항공 수요 위축이 가시화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태국 홍수로 여행'항공업종 실적에 타격이 올 수 있지만 그 규모는 미미할 것이다"며 "동남아 관광의 경우 인도네시아나 베트남과 같은 대안 관광지들이 있기 때문이다"고 내다봤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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