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의원 본업에 충실" "보여주기식 입법 활동"

18대 막바지 국회, 법안 발의 하루 10개 이상 쏟아져

10'26 재'보궐선거에서 보여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에도 불구, 국회의원들의 입법활동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막바지 입법활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임기 마지막까지 선량(選良)의 임무인 입법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보여주기식 입법활동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국회의원들은 이번주(24~27일)에만 모두 68개의 법률안을 새롭게 국회에 제출했다. 제18대 국회 임기 막바지임에도 불구, 하루 평균 10개 이상의 새로운 법안들을 발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본회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률안보다 통상 처리기간이 짧은 정부 발의 법률안조차 평균 11개월 동안 국회 심의가 이뤄졌다"며 "18대 국회 임기가 내년 5월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 내놓은 법안 가운데 몇 건이나 본회의를 통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법안의 최종 본회의 처리 여부와 상관없이 발의 사실 자체를 정치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국회의원실의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선거에 도움이 되는 조직의 민원을 담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고 나면 선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선거운동 과정에선 법안발의 건수가 많은 점도 홍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에는 여야 모두 내년 총선에 대비, 법정시한(12월 2일) 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고 각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에 매진할 예정이어서 매년 관례처럼 열려 왔던 '12월 임시국회' 개회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아울러 내년 연초부터는 공천 정국이, 3월부터는 총선 정국이 시작돼 사실상 국회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최근 국회에 제출되는 새로운 법안들은 물론 그동안 국회 심의가 미진했던 7천119개 계류법안의 통과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무엇보다 재선에 집중하기 때문에 일단 내년이 되면 국회 운영은 뒷전이 될 것"이라며 "실질적인 국회 운영은 올해 11월말까지 이뤄진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최근 법안을 제출하고 있는 의원들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의 법안은 언제든지 국회를 통과할 수 있고 당 지도부 또는 각 상임위원회 운영진과 공감대를 이룬 법안은 처리 기한이 단축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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