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를루스코니 사임 초읽기…전방위 압력

베를루스코니 사임 초읽기…전방위 압력

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8일 오후(현지시간) 정치적 명운을 가를 의회 투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방위 사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중도우파 연정 핵심 파트너인 움베르토 보시 북부연맹 당수마저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측근도 공개적으로 사임을 촉구했다.

보시 북부연맹 당수는 이날 "베를루스코니는 사임해야 한다"며 안젤리노 알파노 자유국민당(PdL) 당수가 새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보도했다.

지난 7일 저녁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회동한 보시 당수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총리에게 사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보시 당수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정을 함께 구성하는 핵심 파트너다.

보시 당수가 등을 돌리게 되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오후 3시30분께(현지시간) 치러질 예정인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 표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예산 지출 승인안 표결에서 총 630명의 하원 의석 중에서 316표 이상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미 자유국민당 소속 의원 3명이 탈당한데다 북부연맹까지 이탈하면 과반 확보가 어렵다.

안건이 부결되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결국 사임 발표와 함께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에게 내년 1월 중 조기총선 실시를 요청하는 수순을 밟을 공산이 커진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의 중진의원인 미하엘 푹스 하원 부의장도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탈리아 경제 회생을 돕기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푹스 부의장은 블룸버그 TV에 출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급등은 "베를루스코니가 사임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베를루스코니가 이탈리아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없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당내 이탈세력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이날 자신에게 반기를 든 이사벨라 베르톨리니 의원을 총리실로 불러 설득전에 나섰다.

베르톨리니 의원은 면담을 마친 뒤 "총리는 유임과 사임, 다른 사람에게 권력을 넘기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회의 중대 표결을 앞둔 이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74%로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고,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따라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