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찾은 하이닉스.."도약 기회" 전망
하이닉스[000660]가 10년만에 주인찾기에 성공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11일 SK텔레콤[017670]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본격적인 매각 일정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까지 실사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사실상 매각 대상이 확정된 셈이다.
반도체 업계 안팎에선 10년간 지난하게 이어져온 하이닉스 주인찾기가 마무리됨에 따라, 확실한 조직 안정과 한층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반도체 자체가 매년 수조원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통신업계 공룡인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것은 안정적인 투자를 확실하게 보장해준다 할 수 있다.
그간 인수자로 거론됐던 효성[004800], STX[011810] 등에 대해 하이닉스 측이 내심 우려를 표했던 부분이 안정적 투자를 보장할 만큼 덩치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닉스로선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적의 상대를 찾은 것이다.
물론 하이닉스는 그간에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에 이은 2위 업체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의 품으로 넘어간다고 해서 당장 삼성전자와 격차가 좁혀진다거나, 바짝 쫓아온 경쟁자를 따돌린다든지 하는 시장의 극적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하이닉스가 연 3조원 안팎의 최소한 투자만을 계속해 왔다면, 대기업 오너를 만난 앞으로는 한 걸음 앞을 내다보는 한층 공격적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관측이다.
당장 SK텔레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통신 관련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든든한 대주주가 생긴 만큼 한층 빠르고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이 이미 밝혔듯 중장기적으로는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뿐 아니라, 통신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메모리 분야에 진출하며 업황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반도체 산업이 시황산업인 만큼 시장 상황이 어려운 경우에도 지속적 투자를 계속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현재 D램 등 시장 상황이 썩 좋지 않은 만큼 당장 주인 찾기에 따른 '공격 투자'가 제 모습을 드러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재무적으로도 당장 신주발행을 통해 2조원 안팎의 돈이 현금으로 들어오는 만큼, 충분한 여유 자금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여러모로 사정이 여유로와졌다는 것이다.
그간 주인이 정해지지 않아 어수선했던 조직도 안정될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게 되면 다음 수순으로 조직 재정비에 나설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제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이닉스측은 일단 매각과 관련해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 관계자는 "든든한 대주주가 생긴 것은 회사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회사 차원에서는 그간에도 자체적으로 꾸준한 경쟁력을 유지해왔지만, 앞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로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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